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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금리시대 '돈굴리기 비상'] (1) '푸대접 받는 거액예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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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 등 금융기관과 가계및 기업간에 "돈 떠넘기기"가 한창이다.

    금리는 계속해서 떨어지는데 돈 굴릴데는 마땅치 않아서다.

    대부분 은행들은 경쟁적으로 예금금리를 인하하는 방법으로 자금유입을
    막고 있다.

    그런가하면 가계와 기업을 대상으로 대출세일을 실시, 돈 밀어내기도 시도
    하고 있다.

    이에대해 가계와 기업들은 "예금 조기가입"과 "대출갚기"로 맞서고 있다.

    가계는 투자처를 찾지못한 일시 여유자금을 서둘러 은행 단기저축성예금에
    맡기고 있다.

    기업들은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 비싼 금리의 은행빚을 갚아나가고 있다.

    C은행에 1억원의 예금을 갖고 있던 정모씨(53)는 최근 은행으로부터
    문전박대를 당했다.

    5천만원의 여유자금이 새로 생겨 이 은행이 팔고 있는 확정금리 정기예금에
    가입하려고 은행을 찾았다.

    그러나 직원의 반응이 의외였다.

    예전같으면 "얼씨구나" 했을 텐데 확정금리보다는 변동금리가 주어지는
    신탁상품에 들라며 예금받기를 망설였다.

    비단 정모씨 뿐만 아니다.

    상당수 거액예금자들이 돈굴릴데가 없어 자금운용에 애를 먹고 있다.

    어찌된 일인지 은행등 금융기관들은 거액예금을 기피하는 눈치다.

    그렇다고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하자니 위험성 때문에 망설여진다.

    여유자금이 많은게 오히려 고민일 정도다.

    돈 굴리는걸 힘들어 하기는 금융기관들도 마찬가지다.

    은행들은 요즘 예금증가를 막으려고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은행들이 사용하는 최대무기는 예금금리 인하.조흥 외환 신한은행 등이
    1일로 예금금리를 내렸다.

    외환은행은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를 연 8.5%에서 7.3%로 1.2%포인트나
    낮췄다.

    그만큼 예금받기가 버거워졌다는 얘기다.

    은행 관계자들은 "예금을 받아봤자 운용할 데가 없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은행장이 관행대로 2백억원의 예금을 유치해온 지점장에게 호통치는
    일도 생기고 있다.

    은행들은 이와함께 우대금리제와 네고금리제도 사실상 없앴다.

    이들 제도는 은행들이 예금을 끌어들이기위해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하던
    것.

    한빛 조흥은행 등 상당수 시중은행들은 예금을 받기위해 금리를 더 주는
    것은 피하라고 지점장들에 신신당부하고 있다.

    은행들은 예금운용처를 개척하는데도 여념이 없다.

    특히 아이디어형 대출상품 개발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한미은행은 주택담보대출에 마이너스대출 방식을 도입한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조흥은행은 융통어음(CP)을 담보로 1~3개월짜리 담보대출을 취급하기 시작
    했다.

    자금을 굴리기 위해 종금사 업무영역인 단기금융시장까지 파고드는 것이다.

    외환/하나은행 등은 빌린 돈을 빨리 갚지 말라며 최근 대출금 조기상환
    수수료제도를 도입했다.

    예대금리차(예대마진)가 줄어들자 은행들은 수수료 수입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신한은행이 송금수수료를 일제히 올린게 대표적인 케이스다.

    투신사들의 경우 지난 3월이후 만기도래하는 단기공사채 자금의 이탈에
    대비해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현금자산비중을 높여 왔다.

    최중문 한국투신 채권팀장은 "그러나 막상 자금이탈 규모가 미미하자
    투신사들이 현재 잉여자금을 잔뜩 안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지난 3월 단기공사채에서 3조6천억원이 빠져 나갔으나 장기공사채
    (2조7천억원) 및 주식형(2조원)쪽으로 4조7천억원이 들어와 전체적으로
    투신권으로 자금이 유입됐다.

    그러나 문제는 유동성 확보차원에서 마련한 현금자산비중이 현재 각사마다
    30~40%에 달하고 있다는 점이다.

    공사채형 수익증권 잔고가 현재 2백21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투신권에서만
    최소 50조원가량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대기자금으로 남아 있다는
    뜻이다.

    이들 자산은 대부분 연 4%대인 콜론과 연 6.7%대인 CP(기업어음) 등으로
    운용되고 있다.

    연 10% 수준의 공사채형 수익률을 맞추는데는 역부족이다.

    특히 금융기관 보유한도 제한으로 회사채투자를 늘릴수도 없는 상황이다.

    송길헌 대한투신 채권부장은 "시중금리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는데다
    회사채시장마저 죽어버렸기 때문에 잉여자금을 국공채 단기매매에 주로
    운용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최근 기존 투신 신설 투신 할것없이 잇따라 공사채형 수익증권 제시수익률을
    잇따라 내리는 것도 이같은 상황에 따른 것이다.

    일부 투신사의 경우 최근 1년짜리 상품의 제시수익률을 종전 연 10%대에서
    연 9%대로 내렸다.

    증권사들은 고객예탁금 등 잉여자금을 그동안 콜론이나 투신 단기공사채로
    운용해 왔으나 수익률하락이 이어지자 최근에는 신종MMF(머니마켓펀드)로
    옮기고 있다.

    신종 MMF의 수익률이 연 6.5% 수준으로 콜금리보다 높은데다 환매수수료가
    없기 때문이다.

    < 이성태 기자 steel@ 장진모 기자 j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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