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미국 정보기술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준 "사건"이 발생했다.

IBM에서 차기 사장감으로 거론될 만큼 잘 나가던 로버트 휴 컨설팅.금융사업
본부장이 돌연 회사를 그만 둔 것.

그가 세계 최대 정보기술업체인 IBM을 버리고 선택한 회사는 무명의
벤처기업인 "사이언트(www.scient.com)"였다.

사이언트는 최근 미국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시스템 이노베이터
(System Innovator.시스템 혁신사업자)" 분야의 후발주자다.

휴는 사이언트의 사장으로 취임한 이유를 "이 사업의 매력에 끌렸기 때문"
이라고 간단하게 설명했다.

이 말과 함께 시스템 이노베이터 사업은 본격적으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시스템 이노베이터 사업은 기업에게 가장 적합한 인터넷 시스템을 디자인
하고 구축해 주는 일.

정보기술서비스 컨설팅업체로 분류된다.

최근 인터넷이 일반화되면서 이 시장은 매년 3~4배의 속도로 초고속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미국의 시스템 이노베이터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주요 업체는 대략 6개
업체.

유에스웹이 가장 앞서있고 IXL엔터프라이즈 에이전시컴 프락시컴 등이 뒤를
잇고 있다.

대표 주자인 유에스웹의 경우 작년 매출액이 1억1천5백만달러로 전년에 비해
무려 5배나 늘었다.

지난해 설립된 사이언트는 1년만에 1천5백만달러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선발업체를 맹추격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금 주식공개를 준비중이다.

시스템 이노베이터의 고객은 기업의 규모나 업종을 가리지 않는다.

비즈니스를 인터넷으로 처리하려는 기존 사업체,인터넷 사업을 구상하고
있는 전자상거래업체 등 "인터넷을 하겠다"는 기업은 모두가 잠재 고객이다.

DHL에게는 인터넷 화물이동 추적시스템을, 시티은행에게는 인터넷 자동이체
시스템을, 자동차업체에게는 인터넷 설계송수신 시스템을 만들어 준다.

E베이 E트레이드 오토바이텔 등 유명 전자상거래 업체의 뒤에는 반드시
시스템 이노베이터가 있기도 하다.

이 사업은 그동안 EDS IBM 앤더슨컨설팅 등 종합 정보기술서비스업체들의
몫이었다.

그러나 인터넷 비즈니스 환경이 급변하면서 보다 전문적인 업체가 필요했다.

덩치가 큰 기존 업체들은 고객(기업)의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문업체들이 생겨나 특화된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사이언트의 크리스토퍼 록헤드 마켓팅이사는 "시스템 이노베이터의 경쟁력은
얼마나 빨리 고객의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한다.

기업들은 남보다 한 발 앞선 인터넷 솔루션을 원한다.

사이언트의 경우 사업시작 2개월 안에 시스템구상을 끝내고 6개월안에
시스템 구축을 마치는 게 원칙이다.

이를위해 제조 유통 금융 전자상거래 등 다양한 업종에 걸쳐 인터넷
솔루션을 디자인할 수 있는 인력을 확보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 한우덕 기자 woody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