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와 신발업계가 "신발왕국 부산"의 영예를 되살리기 위해 신발산업
재육성에 나섰다.

부산시는 오는 2003년까지 5천1백억원을 투입, 신발산업을 부산의 주력
제조업종으로 중점육성키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1조원 규모에 불과한 연간 신발 생산액을 2003년 3조5천억원으로 늘린 뒤
2008년에는 6조원으로 확대, 경제 활성화의 견인차 역할을 담당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부산시 등의 이같은 전략은 삼성자동차의 퇴출에 따른 지역 제조업 공백
현상을 고용창출효과가 큰 신발산업으로 메우겠다는 구상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부산시는 우선 흩어져 있는 신발관련업체를 집단화, 효율성을 높이기로
하고 2천1백81억원을 투입, 2003년까지 녹산공단 3만7천여평에 녹산신발지식
단지를 조성키로 했다.

이를 위해 신발업체들도 지난 16일 부산신발조합공업협동조합과 녹산신발
지식단지 입주신청업체 등을 통합해 부산신발지식산업협동조합(이사장
박수관.영창산업 대표)을 발족, 단지조성에 착수했다.

총 면적 2만6천4백평에 이르는 이곳에는 70여개 완제품 및 소재.부품업체
등이 입주하게 되며 이들을 지원하게 될 디자인개발센터, 공동상설전시장
창업보육센터 등도 들어서게 된다.

부산시는 또 신기술 연구개발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현재 당감2동에 있는
한국신발연구소를 2002년까지 이 단지로 이전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1사 1기술 특화육성, 다품종소량생산 시스템 등의 정책을 적극
추진해 제조원가의 30% 정도를 절감할 방침이다.

부산시는 특히 가격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남북경협추진단을 구성,
현대그룹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북한에 생산설비 부품공급 임가공사업
등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판로의 획기적 지원을 위해 부산신발피혁전시회를 확대하고 부산 일본 미국
등 3곳에 신발멀티숍도 건립키로 했다.

교육부문에도 과감한 투자가 이뤄진다.

시는 1백83억원을 지원, 경남정보대학이 신발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마련한
신발 피혁 디자인 등 전문코스를 현행 80명 정원에서 2백명으로 확대하고
창업보육실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또 현재의 서여상을 신발 소재 가공학과를 갖춘 특수목적고교로 전환,
2백명의 전문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안준태 부산시 경제진흥국장은 "신발산업은 생산의 55%를 수출하고 있는데다
한 라인당 8백명을 요구하는 고용효과가 높은 업종"이라며 "이달말부터
신발산업 육성에 본격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 부산=김태현 기자 hyun11@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