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최초의 도기문화는 백제 사비시대에 확립되어 신라말 도자기제작에
영향을 끼쳤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영원 국립공주박물관장은 "백제문화 27호"에 기고한 "백제시대 중국도자
의 수입과 방제"라는 논문을 통해 6세기 사비시대에 이르러 도기를 자체
제작해 불상이나 와당 등에 사용했다고 밝혔다.

한반도에서 토기문화는 일찌기 형성됐으나 도기와 자기는 주로 중국에서
직수입된 것을 사용해 왔다.

사비시대에 들어오면 중국 도기제작기법을 모방하면서도 도기에 유약을
바르고 색깔을 내려고 하는 등 백제전통이 스며든 도기를 만들었다고 주장
했다.

그는 그예로 부여 정림사지에서 나온 녹유소조불과 부여 능산리사지에서
출토된 녹유병편, 국립부여박물관 소장 청자인 녹유연판문와당 등을 들었다.

이 유물들은 낮은 불에서 납을 녹여 유약으로 만든 연유를 활용한 흔적이
배여 있다는 것.

이 백제 연유는 중국 남북조의 영향을 받았으나 백제장인들의 예술적 욕구가
물씬 배여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사비백제가 이처럼 도기제작에 일찍 눈을 뜬 것은 서해안을 끼고
항로가 발달해 다른 지역보다 대중국 문물교류가 빈번하였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그는 결국 이같은 백제의 도기문화 제작열의는 새로운 문화전통을 확립
삼국통일에도 그영향이 지속되어 신라말 도자기 고려청자 등의 걸작품을
낳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강조했다.

< 오춘호 기자 ohch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