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돌풍에 휘말렸던 지난해 대부분의 업종은 매출액은 소폭 늘었지만 큰폭
의 적자에 시달렸다.

원.달러환율 움직임과 구조조정에 따라 명암도 크게 엇갈렸다.

음식료등 일부 내수관련 업종과 화학등 원.달러환율변동에 따른 이익을
얻은 업종은 이익이 크게 늘어났으나 은행등 IMF위기의 직격탄을 받은 업종
은 사상 최대의 적자를 기록했다.

전자 건설 섬유의복등 대부분의 업종도 적자행진에서 벗어나지 못해 IMF의
골을 느끼게 했다.

우선 5개 은행이 퇴출되고 2개 은행이 해외에 팔려나가는 시련을 겪은 은행
(18개)등 금융업종은 매출액이 57.4%나 급증했다.

98년 상반기에 고금리가 지속되고 원.달러환율 상승에 따른 외환거래관련
수수료가 크게 증가한데 따른 것이다.

반면 대규모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부실채권의 영향으로 당기순손실은 3조9백81억원에서 11조8천1백96억원으로
8조7천2백15억원이나 늘어났다.

98년중 대손상각금액이 12조~13조원에 달한 것이 주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백운 삼성증권 과장).

건설경기 침체에 따라 시멘트산업을 포함한 금속.비금속업종은 큰폭의 적자
로 전환됐다.

쌍용자동차 매각에 따른 인수채무 부담에 휩싸인 쌍용양회가 엄청난 적자
(1조2천억원)에 빠진 것도 적자전환의 요인이었다.

건설업도 금융비용부담과 수주부진으로 적자가 확대됐다.

유통업종은 외국업체의 진출에 따른 가격경쟁과 일부 대형업체의 부도등으
로 매출액은 20.3%나 늘었으나 적자규모는 5천2백10억원이나 늘어났다.

수출산업이면서 극심한 연쇄부도에 휘말렸던 섬유.의복업종은 눈물겨운
바겐세일속에 소매출.다적자에 시달렸다.

98년 1.4분기에는 원.달러환율이 달러당 1천7백원까지 올라 일시적으로
실적호전을 기록했다.

그러나 2.4분기 이후에는 아시아통화위기가 확산되면서 수출이 부진해지고
달러표시 가격도 하락,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여유자금을 운용할 정도로 현금흐름이 좋은 태광산업이 1천2백억원의 흑자
를 기록한 것을 감안할 경우 섬유.의복업종의 실적은 더욱 나빴던 것으로
분석된다(온기선 동원경제연구소 부장).

전자업종은 적자규모가 3천7백19억원에서 1천1백77억원으로 2천5백42억원으
로 줄어들어 외견상 실적이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도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삼성전자 현대전자 LG반도체등 주요3사가 3조원가량의 자산재평가차
익을 올렸고 이를 활용해 97년중에 발생했던 대규모 환율조정차(환차손)부분
을 상당폭 상계시켰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결산에 반영됐어야 할 부분이다.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의 달러표시 실적이 전년보다 오히려 5%가량 줄어든
것이 전자업체의 실적을 잘 보여준다(전병서 대우증권 연구위원).

그러나 IMF의 소나기속에서도 음식료와 화학 업종은 큰폭의 이익을 내 대조
를 이뤘다.

제일제당 동원산업 대상등을 포함하고 있는 식료품업종은 가격인상(국제
원자재값하락) 구조조정 환율하락이란 순풍에 돛을 달고 불경기속의 호황을
누렸다(백운목 대우증권 과장).

두산을 비롯한 음료.청량업계는 수요부진에 따라 부진을 면하지 못했으나
구조조정을 통해 실적악화를 최소화했다.

정유업을 포함한 화학업종도 환율요인등에 의해 이익이 크게 늘어났다.

원.달러평균환율이 97년의 9백51원에서 98년에 1천4백3원으로 상승한 것이
이익증가의 가장 큰 요인이었다(주명호 대신경제연구소 책임연구원).

또 국제원유값이 하락한 반면 국내 석유류값은 크게 떨어지지 않아 정제
마진이 높은 수준을 유지한 것도 이익증가에 기여했다(온기선 동원경제
연구소 부장).

< 홍찬선 기자 hcs@ >

[ 업종별 실적 ]

(단위 : 억원, %)

<> 음식료

<>매출액 - 98년도 : 111,781
- 증감률 : 18.6
<>당기순익 - 98년도 : 3,821
- 증감률 : 177.8

<> 섬유의복

<>매출액 - 98년도 : 89,285
- 증감률 : 4.0
<>당기순익 - 98년도 : -3,583
- 증감률 : 적자확대

<> 목재.제지

<>매출액 - 98년도 : 40,623
- 증감률 : 41.2
<>당기순익 - 98년도 : -938
- 증감률 : 적자확대

<> 의약

<>매출액 - 98년도 : 19,754
- 증감률 : 8.3
<>당기순익 - 98년도 : 558
- 증감률 : 24.3

<> 화학

<>매출액 - 98년도 : 417,086
- 증감률 : 4.0
<>당기순익 - 98년도 : 5,066
- 증감률 : 69.2

<> 금속/비금속

<>매출액 - 98년도 : 291,978
- 증감률 : 5.3
<>당기순익 - 98년도 : -9,202
- 증감률 : 적자전환

<> 전자

<>매출액 - 98년도 : 661,598
- 증감률 : 14.0
<>당기순익 - 98년도 : -3,291
- 증감률 : 적자축소

<> 기계.운수장비

<>매출액 - 98년도 : 311,019
- 증감률 : -12.8
<>당기순익 - 98년도 : -8,453
- 증감률 : 적자확대

<> 건설

<>매출액 - 98년도 : 270,454
- 증감률 : -0.8
<>당기순익 - 98년도 : -3,430
- 증감률 : 적자확대

<> 유통

<>매출액 - 98년도 : 1,536,186
- 증감률 : 20.3
<>당기순익 - 98년도 : -5,784
- 증감률 : 적자확대

<> 기타

<>매출액 - 98년도 : 482,727
- 증감률 : 14.1
<>당기순익 - 98년도 : 19,854
- 증감률 : 844.6

<> 금융

<>매출액 - 98년도 : 525,163
- 증감률 : 57.4
<>당기순익 - 98년도 : -118,196
- 증감률 : 적자확대

<> 합계

<>매출액 - 98년도 : 4,757,654
- 증감률 : 14.7
<>당기순익 - 98년도 : -121,464
- 증감률 : 적자확대

* 기타업종은 어업 광업 피혁 운송 기타제조 서비스업등임.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