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22.아스트라)가 오랜 침체에서 벗어나 "뭔가 될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박은 12일 새벽 애리조나주 투손의 란돌프 노스GC(파72)에서 열린
99미국LPGA투어 웰치스서클K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버디6 보기1개로
5언더파 67타를 쳐 공동 1위를 기록했다.

공동선두대열에는 도티 페퍼, 고바야시 히로미, 아시리 프라이스 번치가
올라있다.

박이 투어에서 선두에 오르기는 지난해 7월 자이언트이글클래식 이후
7개월만에 처음이다.

그는 지난 10월 토너먼트오브 챔피언스 2라운드에서 69타를 기록한뒤
5개월만에 처음으로 60대 스코어를 냈다.

박은 이날 스코어 못지않게 플레이 내용도 나무랄데 없었다.

1번홀(3백54야드)과 2번홀(3백45야드)에서 각각 웨지어프로치샷을
홀 30cm 지점에 붙여 가볍게 버디를 낚았다.

파5인 3번홀(4백93야드)에서도 샌드웨지 서드샷을 홀 1.5m옆에 떨어뜨려
버디.

3연속 버디였다.

지난해 중반 전성기때의 박을 연상시켰다.

박은 후반들어서도 흠잡을데 없는 드라이버샷을 날려댔다.

대부분 파4홀에서 웨지어프로치샷을 할 정도였다.

10번홀(3백51야드)에서 3.3m버디퍼팅 성공으로 스코어를 낮추어가던
박은 13번홀(4백70야드)에서는 2온2퍼팅으로 버디를 추가했다.

16번홀(4백90야드)에서 1.2m버디를 만들었다.

6언더를 달리던 박은 17번홀(3백60야드)에서 유일한 보기를 범했다.

3번아이언 티샷에 이어 8번아이언 어프로치(1백48야드)가 그린을
오버한 것.

18번홀에서 1.8m버디퍼팅을 놓친 것과 더불어 박에게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었다.

마지막 두 홀 경기때 갑자기 불어덕친 바람과 무관하지 않았다.

박의 경쟁상대는 페퍼와 고바야시.

페퍼는 98자이언트이글대회에서 1타차로 박에게 우승을 내준 선수.

95년 이 대회 챔피언이다.

고바야시 역시 지난해 2승을 거두며 관록을 보이고 있는 선수.

둘은 이날 보기없이 버디만 5개 획득했다.

번치는 올해 데뷔한 신인.

오후에 티오프한 선수들은 바람때문에 스코어가 좋지 않았다.

42명중 12명만 언더파를 칠 정도였다.

선두가 모두 오전조였던 점만 보아도 알수 있다.

낮 12시20분에 출발한 99상금랭킹 1위 캐리 웹은 첫 두홀에서 보기를
범한끝에 74타를 쳤다.

역시 오후에 플레이를 시작한 김미현은 73타로 중간정도인 공동72위.

김은 전반에 버디와 보기1개씩으로 경기를 이끌었으나 11,12번홀에서
연속보기를 범하며 오버파에 머물렀다.

서지현은 81타의 난조를 보였다.

박이 오랜만에 선두에 오를수 있었던 것은 로리 케인과 주디 디킨슨과
같은 편안한 동반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박은 2라운드에서도 이 두 선수와 함께 플레이한다.

하지만 12시에 티오프를 한다.

바람이 변수가 된다는 의미다.

< 김경수 기자 ksm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