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부가 96년 일제지정문화재를 재평할때 많은 문화재들이 다시
그 진가를 인정받았다.

간송미술관이 소장한 청화백자철사진사국화문병도 그 당시 보물 241호에서
국보 294호로 등급이 조정되었다.

이 자기(높이 42.1cm)는 진사 철사 청화 등 다양한 기법을 함께 사용해
만든 18세기의 정병이다.

병의 앞뒤 양면에는 국화와 난초 벌과 나비가 돋을무늬(양각)로 새겨져
있다.

국화는 진사, 국화줄기와 잎은 철사, 난초는 청화, 벌과 나비는 철사 또는
진사로 채색됐다.

이같은 복합기법은 고려 조선시대를 통틀어 거의 찾아 보기 힘든 형태다.

색감도 온화한 백자 바탕에 투명한 유약을 약간 두껍게 씌워 부드럽게
느껴진다.

병의 입부분도 간략하고 단순하게 처리해 단아한 멋을 풍긴다.

목부분과 밑몸뚱부분의 비례도 적절하다.

전체적으로 균형이 잘 이루어진 모습이다.

굽다리만 내화토가 약간 묻었을뿐 전신이 완전하게 보존되어 있다.

제작기법과 형태로 봐서 경기도 광주관요에서 생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 오춘호 기자 ohch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