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지수 영향력이 가장 큰 한국전력을 대량 매도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은 한전을 61만주가량 순매도했다.

주가도 전날보다 1천6백50원 떨어진 2만9천8백50원으로 3만원대가 붕괴됐다.

매도창구는 ABN암로 HSBC 워버그등 외국계증권 골고루 분포돼 있었다.

증권업계는 외국인의 한전매도 원인을 두가지로 분석하고 있다.

우선 전기료인상 가능성이 희박해졌다는 점이다.

이와관련, 블룸버그통신은 전날 전기료 가능성이 거의 없으며 인상하더라도
경수로분담금 만큼만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ABN암로증권 관계자는 "그동안 전기료가 5%가량 오를 것이란 전망에 따라
외국인들이 한전을 집중 매수했지만 최근 가능성이 줄어들면서 갑자기
매도세로 돌아서는 것 같다"고 전했다.

증권업계는 그러나 외국인한전 매도의 주된 원인을 해외DR발행에서 찾고
있다.

한전은 오는 3월말 지분 5%(약3천3백만주)규모의 해외DR(주식예탁증서)
발행을 위해 현재 홍콩 유럽 뉴욕등에서 로드쇼를 하고 있다.

외국인입장에서는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을 줄이기 위해 국내원주를 팔고
새로 발행되는 해외DR를 사는 것이 유리하는 설명이다.

ABN암로 증권 관계자는 "환위험을 피하기 위해 국내원주와 해외DR을 맞교환
하는 차원의 매물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DR발행으로 실제 유통주식수가 늘어남에 따라 한전주에 대한 희소
가치가 떨어질 것을 우려한 투자자들도 있다고 전했다.

뉴욕증시에서 한전 DR가격이 지난 8일 1DR당 14.4달러에서 9일 13.9달러로
떨어진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전은 이와관련,통상 해외DR을 발행을 앞두고 국내원주가격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에따라 일부 외국계 증권사들은 한전의 DR발행이 완료되는 3월말까지
외국인 매물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는 외국인매도로 한전가격이 계속 떨어질 경우 DR발행을 통해
8억달러로 예상했던 외자유치규모가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장진모 기자 j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