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2일 기자회견에서 여야 총재회담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이에 대해 여권이 긍정적으로 평가함에 따라 총재회담이 빠르면
이번 주말께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여당은 이 총재의 기자회견 내용이 기존의 입장에서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하면서 소모적인 정쟁을 지양하고 대화정치를 복원시키
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이 총재가 정국 정상화를 위한 총재회담 수용의사를 밝힌 점과 김대중
대통령의 외환위기 극복 등 위기관리 노력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사실에 의미
를 부여하는 분위기였다.

박지원 청와대대변인은 이날 이 총재의 기자회견에 대한 브리핑에서 "이
총재가 총재회담 용의를 밝힌 것은 경색정국을 푸는데 바람직한 내용이라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나라당 서상목 의원 처리문제가 총재회담의 장애물이
될 가능성에 대해 "두 문제는 별개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서 의원 문제에 관한 이 총재의 기자회견 답변은 표결처리를
수용하겠다는 시사로 해석된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또 회담 형식에 대해 "야당은 김 대통령과 이 총재간 단독회담을 원한다"고
덧붙였다.

국민회의 정동영 대변인은 당 3역회의가 끝난후 브리핑을 통해 "이 총재의
기자회견 내용을 긍정적으로 본다"면서 "명시적인 표현은 없었지만 사실상
장외정치의 종식을 선언한 것"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특히 총재회담과 관련,정 대변인은 "앞으로 총장 총무간 접촉을 통해 정지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균환 사무총장도 "경제회생 성과를 평가하는 등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은 의미있는 변화로 본다"면서 "한나라당 신경식 총장과
만나 총재회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민련 이완구 대변인도 "이 총재의 총재회담 수용의사를 환영하며 이를
계기로 정국복원이 빠르고 원활하게 이뤄지기를 바란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총재회담이 성사되기 위해선 여야가 한나라당 서상목 의원 체포
동의안 처리 문제 등 남아있는 쟁점을 우선적으로 정리해야 하기 때문에
협상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 이성구 기자 sk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