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서 프로야구중계를 보면 야구장 옆에서 사는 사람들은 저 운동장의
열기를 바로 느낄 수 있으니까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해 본 적이 있을
겁니다.

그런데 사실 경기장 옆에 사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경기장 때문에 피해를
입는 일이 꽤 된다고 합니다.

계씨는 부산의 어느 고등학교 앞에 살고 있는데, 지난 90년경부터 이 학교의
야구부가 연습을 할 때면 야구공이 날라와서 지붕에 떨어지는 바람에 공이
떨어진 자리는 지붕이 무너져서 비가 새는 바람에 집안에 온통 곰팡이가
생기는 등 피해가 많았다고 합니다.

더구나 장마철에는 물통을 받쳐놓고 살기도 했는데, 그럴 때마다 지붕을
다시 고쳐 쓰곤 했다고 합니다.

한번은 학교에 가서 항의를 했더니 고치는 비용을 청구하면 보상하겠다고
하는데, 막상 고쳐놓고는 영수증이 없어서 청구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집에 세들어 사람이 야구공 때문에 도저히 살 수가 없다고
하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공이 날라와도 괜찮게 덮어
씌우는 공사를 하려고 알아보았더니 비용이 꽤 들어가는 거였습니다.

계씨는 할 수 없이 학교에 찾아가서 교장선생님을 만나 뵙고 이 사정을
설명하고는 청구서를 제출했는데 교장선생님께서는 느닷없이 "학교가 먼저
생겼소, 집이 먼저 생겼소"하고 묻더니 나중에 연락할 테니 돌아가라고만
하는 거였습니다.

계씨는 교장선생님에게 학교보다는 집이 먼저 생겼다고 얘기하고는 집에
돌아왔는데 아직까지도 아무런 연락이 없다고 합니다.

계씨는 이런 경우에 어떻게 보상을 받을 수 있는지 물어오셨습니다.

학교운동부가 연습을 하면서 인근 주택에 피해를 준다면 그 피해를 보상할
책임은 학교에 있습니다.

따라서 학교에서 적절한 보상을 해주지 않으면 학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번에 계씨가 청구한 금액은 야구부 때문에 일어난 손해에
대한 보상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 앞으로 일어날 손해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
이기때문에 학교에 대해서 이를 지급해달라고 요구할 수는 없습니다.

이럴 때에는 먼저 학교측에 더 이상 계씨 집에 피해가 오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더 적절합니다.

그리고 나서 학교가 아무런 조치도 취해주지 않으면 그때가서 계씨의 비용
으로 망을 설치한 후에 그 비용을 학교에 청구하는 것이 법적으로 타당한
방법이 되겠습니다.

계씨 입장에서는 그 동안 많이 참아왔기 때문에 이정도의 조치를 취한다고
하더라도 별 무리가 없으니까 일단은 학교측과 다시 한번 협의를 해 본 후에
일을 진행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 한얼종합법률사무소 hanollaw@unitel.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