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로선율로 새봄을 연다"

낭만적이고 서정적인 터치로 삶의 깊은 숨결을 채색하는 미샤 마이스키(51).

장식을 배제한 절제미로 음악의 내적 순수함을 탐구하는 피터 비스펠베이
(36).

정상의 두 첼리스트가 24~25일(마이스키), 28일(비스펠베이)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봄을 재촉하는 "첼로의 향연"을 펼친다.

마이스키는 발트3국의 하나인 라트비아공화국 태생의 유태계 첼리스트.

17세때인 65년 러시아 전국음악 콩쿠르에서 1위에 입상했고 이듬해
모스크바음악원에 진학, 로스트로포비치에게서 배웠다.

반체제운동에 관계했다는 혐의로 2년간의 강제노역 끝에 72년 서방으로
망명, 거장 피아티고르스키의 가르침을 받았다.

그는 한국과 인연이 깊다.

장한나의 장래성을 가장 먼저 발견해 음악가로의 길을 열어주었고 가곡
"청산에 살리라" "그리운 금강산"을 편곡, 녹음을 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 이틀간의 연주회에서 서로 다른 곡을 들려준다.

첫날인 24일은 "베토벤의 밤"으로 꾸민다.

"소나타 2번 사단조 작품5",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 주제에 의한 변주곡
내림마장조" 등 베토벤이 작곡한 4개의 곡을 선사한다.

25일은 생상 "소나타 1번 다단조 작품32", 브람스 "소나타 1번 마단조
작품38"과 자신이 직접 편곡한 포레 풀랑 브람스의 예술가곡을 들려준다.

피아노 다리아 호보라.

(02)3474-2354

비스펠베이는 네덜란드 출신의 첼리스트.

바로크첼로는 물론 모던첼로 연주에도 능한 보기드문 연주자다.

그는 특히 거트현(양창자를 꼬아 만든 현)을 단 바로크첼로로 하는 정격연주
에 뛰어나다.

음악은 작곡된 당시에 사용된 악기와 연주방식으로 연주해야 원래의 맛을
낼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비브라토를 쓰지 않고 음의 농도만으로 살려내는 따스하고 담백한 선율이
고 음악 전문첼리스트인 스승 안너 빌스마를 능가한다는 소리를 듣고 있다.

지난 89년 채널 클래식스 라벨로 낸 바흐 "무반주 첼로모음곡" 음반을 통해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최근 8년만에 이 곡을 다시 녹음한 음반을 내 호평받고 있다.

이번 연주회에선 1710년에 런던에서 제작된 바락노먼 첼로를 사용, 바흐
"무반주 첼로모음곡 1번"을 들려준다.

슈베르트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레거 "무반주 첼로모음곡 1번", 프랑크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를 모던첼로로 연주한다.

피아노 파올로 지아코메티.

(02)598-8277.

< 김재일 기자 kji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