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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4년 서울 출생
<> 경기고 서울대 상대 졸
<> 현대건설 입사, 현대엔진 전무, 현대해상화재 부사장, 현대증권 사장
<> 한국경제를 이끌어 갈 99명에 선정(뉴스피플)
<> 부인 이현숙 여사와 3남. 취미는 골프 테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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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도저"

현대증권 이익치(55) 회장을 따라다니는 닉네임이다.

컴퓨터와 불도저를 합쳐놓은 듯한 경영스타일을 빗댄 말이다.

이 회장은 중위권에서 맴돌던 현대증권을 단숨에 업계 정상권의 반열에
올려 놓았다.

지난 96년 취임이후 3년만이다.

그의 컴도저 경영은 지난해부터 진가를 발했다.

IMF 관리체제의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빚어내는 경영능력을 발휘했다.

승부수는 수익증권판매였다.

마른 하늘에 비가 오기만을 기다리는 안일한 경영틀을 깨는 수익구조
다변화였다.

IMF 충격에 증시가 맥없이 흐느적거리자 주식위탁매매수수료 수입에 의존
하지 않고 색다른 돌파구를 찾아낸 것이다.

지난해초 회사채금리가 30%까지 치솟으며 고공행진을 벌이자 발빠르게
공사채형 수익증권을 팔기 시작했다.

"더 이상 금리상승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는 그의 말에서 날카로운 금융
감각을 읽을 수 있다.

예상대로 금리는 하락세를 보이며 최근 8%대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9월이후에는 주가가 슬슬 오를 조짐을 보이자 주식형 수익증권판매
쪽으로 눈을 돌렸다.

이런 수익증권 판매전략은 대성공을 거뒀다.

지난 2월초 현재 27조원어치의 수익증권을 판매했다.

증권업계 최대 판매고다.

기존 투신사나 은행이 수십년 세월동안 쌓아온 수탁고에 맞먹는 규모로
평가받고 있다.

증권업계 전체적으로도 수익증권 판매붐을 불러 일으켰다.

그는 "이만하면 금리하락에도 한몫한 게 아니냐"고 자부한다.

사실 회사 안팎에서 이 회장의 저돌성을 두려워하거나 위험하게 보는
시각이 없지는 않다.

대부분이 몸을 사리며 수비에 치중할 때 과감히 "나를 따르라(Follow me)"
고 외치며 밀어붙이는 공격성 때문이다.

그의 경영스타일은 정통 현대맨의 기질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

지난 69년 현대건설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30년간 현대그룹에서 잔뼈가
굵었다.

"이것이다" 싶으면 부장급이상 실무진을 집합시켜 바로 시행에 옮기게
한다.

"모든 것은 내가 책임진다"는 책임감이 자신감을 심어준다고 직원들은
전한다.

금융업계에서는 다소 어울리지 않을 수 있는 강한 추진력이 오히려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엔 99개인 지점수를 1백50개로 늘리는 동시에 M&A, 자산운용, 인수부문
등으로 수익원을 보강할 계획이다.

리서치부문도 대폭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다음달부터 "Buy Korea"라는 초대형 주식형수익증권 판매에 돌입할 예정
이다.

국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해 장기적인 판매목표를 1백조원으로 잡아
놓았다.

이 회장은 "미국의 마젤란펀드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펀드를 만들어 간접
투자의 신기원을 이룩해 보겠다"며 자신감을 보인다.

현대그룹 핵심의사결정기구인 7인운영위원회의 멤버이기도 한 그는 금강산
관광사업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이를 위해 현대그룹 계동 본사와 여의도를 오가는 정력을 과시한다.

만능 스포츠맨이어서 골프 스키 수영 테니스 등에서 프로에 가까운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

< 김홍열 기자 come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