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경제지표들이 호전되고 있으나 현장의 기업들은 아직 경기회복을 느끼
지 못하고 있다.

내년에나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보는 곳이 절반에 가까웠다.

이에 따라 올해 대부분의 기업이 신규 채용을 하지 않고 오히려 기존 인원
을 더 축소할 예정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사실은 재정경제부가 지난달 18일부터 30일까지 전국의 1백62개 업
체를 대상으로 우편 설문조사를 실시해 "산업현장동향"을 점검한 결과에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는 전자 30개, 기계 30개, 화학 8개, 반도체관련 20개, 철강 22
개, 섬유 15개사와 백화점 20개 업체등이 참여했다.

조사결과 국내경기가 회복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79.4%의 기업이 "그렇지 않
다"고 응답했다.

현재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대답은 20.6%에 그쳤다.

"경기가 작년말께 바닥을 지나 회복세를 타고 있다"는 정부측 분석과는 달
리 현장의 기업들은 아직도 경기가 냉랭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이다.

또 경기회복 시기에 대해서도 절반에 가까운 48.5%의 기업이 2000년 이후로
내다봐 정부의 전망과는 거리가 있었다.

회복시점으로 올 하반기를 점친 기업은 40.6%였고 1.6%의 기업만이 금년 상
반기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올해 고용을 동결(43.2%)하거나 축소하겠다(28.4%)는 기업이 70%
를 넘었다.

고용을 소폭이나마 늘리겠다고 응답한 업체는 28.4%에 머물렀다.

금년중 실업난은 더욱 악화될 것이란 전망을 뒷받침하는 조사결과다.

다만 신제품 개발이나 환경시설 개선 등을 위해 금년중 투자를 늘리겠다는
기업이 41.9%에 달해 지난해 보다는 투자가 다소 회복될 것으로 분석됐다.

투자규모를 동결하겠다는 기업은 37.8%, 축소할 예정인 회사는 20.3%였다.

작년의 경우 조사대상중 투자를 늘린 기업은 29.8%에 그쳤고 나머지는 감소
(45.9%)시켰거나 전년수준을 유지(24.3%)하는 정도였다.

올해 수출과 관련, 늘어날 것(42.9%)이란 대답과 줄어들 것(36.7%)란 응답
이 비슷하게 나와 불투명한 수출전망을 그대로 보여줬다.

수출애로 요인으로는 "환율급변으로 인한 계획수립 어려움"을 꼽은 업체가
46.5%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물류비 등 부대비용(15.7%) <>과도한 외환수수료(14.2%) <>무역금
융애로(12.6%)등을 지적했다.

수출채산성을 맞출 수 있는 적정환율에 대해선 56.9%의 기업이 "1달러당 1
천3백원이상"이라고 답했다.

달러당 1천2백원대를 제시한 업체는 42.3%였다.

업종별로는 <>전자, 반도체업계가 1천1백~1천2백원 <>기계, 철강은 1천2백
원대 <>섬유업계는 1천3백원대 이상을 적정환율로 봤다.

최근 금리 하향안정에도 불구하고 현재 금리가 적정수준이란 답변은 33.8%
에 그쳤고 "아직 높은 수준"이란 대답이 66.2%에 달했다.

또 정부나 언론에서 발표되는 금리와 은행창구에서의 실제금리와의 일치여
부를 묻는 질문엔 70.6%의 기업이 "다르다"고 대답해 눈길을 끌었다.

기업들이 바라는 금리수준은 연 5%이하가 48.8%로 가장 많았다.
차병석 기자 chabs@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