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지만 경제여건이 별안간 좋아지는 건 아니다.
따라서 기업의 기초체력이라고 할 수 있는 기술력을 높여나가고 판로를
확보해주데 중소기업 정책의 포커스를 맞춰나가겠다"

추준석 중소기업청장은 "하나의 걸림돌을 제거하면 또하나의 걸림돌이
나타나는 게 중소기업 정책"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추 청장은 12일로 개청 3주년을 맞는 중소기업청의 역할은 기술혁신외에
<>수출증대와 <>벤처기업창업육성에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한국경제신문과 손잡고 추진하는 1만개 중소기업의 홈페이지
제작사업(한경 글로벌 마켓)에 높은 관심을 표명했다.

홈페이지를 무료로 제작해주는 것은 판매난을 겪고있는 중소기업에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기 때문이라는 것.

중기청의 현재와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추 청장은 "지난해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중기청에 돌멩이를 던진 중소기업인이 없었던 게 중기청의 역할을
어느정도 인정한게 아니냐"며 말문을 열었다.

-한국경제신문이 중기청과 함께 추진하는 중기 1만개 홈페이지 제작과
관련 업체의 호응이 예상외로 높다.

이 사업이 중소기업에 어떤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보는가.

"가상공간을 이용한 상품거래 즉 전자상거래는 앞으로 일반적인 것이 될
것이다.

그러나 상당수 중소기업은 아직까지 정보화에 어두운게 사실이다.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의 얼굴을 알릴 수 있다면 그만큼 판로가 넓어져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본다.

적절한 시기에 나온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많은 중소기업이 홈페이지를 제작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사실 중소기업에게는 판로확보가 기업의 사활을 좌우하는 요소다.

아무리 좋은 상품과 기술력을 갖고 있더라도 중소기업은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진다.

이를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본다"

-청장은 벤처기업에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다.

벤처기업의 활성화를 위한 시책은 뭐가 있나.

"벤처기업 육성정책은 벤처기업만을 우대하겠다는 얘기가 아니다.

다만 기술력이 뛰어난 기업들이 나머지 중소기업을 이끌게 하겠다는
것이다.

"리딩기업"역할을 하도록 해주자는 뜻이다.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지난해 개정, 실험실창업과
교수창업을 뒷받침해놓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벤처개피털을 활성화하고 코스닥증권을 적극 육성하는 등 "자금"부문의
매커니즘 개선에 초점을 맞추겠다"

-벤처기업의 약점도 사실은 판로 개척에 미숙하다는데 있다.

한국경제신문과 중기청 정보통신부 중소기업진흥공단등이 추진하는
글로벌마켓은 바로 이들에게도 판로를 개척해주는 길이라고 보는데.

"맞는 얘기다.

벤처기업도 중소기업이다.

이들이 좋은 물건을 아무리 많이 만들어도 판로가 없으면 소용이 없다.

같은 논리로 아무리 많은 벤처기업이 생기고 투자가들이 몰려도 그들이
생산한 제품이 팔릴 길이 없다면 망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글로벌 마켓은 G7국가를 비롯해 전 세계 14개국과 곧바로 연결되는 최대의
사이트다.

일단 이곳에 홈페이지를 개설한다면 이 나라의 바이어들이 모두 잠재
고객이 되는 셈이다.

그런 점에서 글로벌 마켓 사업은 한국의 벤처기업을 포함한 중소기업들에게
획기적인 전기를 가져다 줄 것이다.

이 때문에 상반기중 개통할 예정인 "벤처넷"도 글로벌 마켓 망에 링크시킬
계획이다"

-글로벌 마켓망에는 올해 1만개의 중소기업 홈페이지가 개설될 예정이다.

시작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한국의 전체 기업수를 감안하면 너무 적은 것
아닌가.

"그렇게 생각한다.

당장은 정부예산이 충분하지 않기때문에 이정도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

정보통신부나 정부 예산관계자들과 협의해 홈페이지 제작업체 숫자를
늘리는 방법을 추진해 볼 생각이다.

수출을 늘릴 수 있는 획기적인 사업인데 예산 부족을 이유로 주저앉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중소기업의 판로확보와 관련해 중기청이 펼치고 있는 사업이 따로 있는가.

"중기청이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중 하나는 중소기업에 대한 수출지원이다.

올들어 전국 11개 지방중기청에 설치.운영하기 시작한 수출지원센터는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곳에는 16개 유관기관에서 90명정도의 전문가들이 파견돼 중소기업
수출과 관련한 자문을 해주고 있다.

수출지원센터는 외환관리등 수출실무교육도 실시할 뿐만 아니라 월평균
360명을 한업체당 1명씩 1개월간 파견 지원하고 있다.

업체들의 반응은 현재로서는 꽤 좋은 편이다.

앞으로 더욱 많은 지원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중기청의 역할과 관련 부정적인 견해도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중기청은 지난 96년 2월 국민들과 중소기업인들의 기대속에 출범했다.

중소기업의 기술력제고와 판로개척 등에 나름대로 역할을 해왔고 특히
한국이 IMF관리 체제에 들어선 이후엔 신용경색을 풀기 위해 전력을
기울여왔다.

중소기업 부도율이 97년 12월 1.49%였으나 지난해말엔 0.12%로 낮아졌으며
창업도 크게 늘었다.

범정부차원에서 중소기업을 지원하기는 했지만 구심점은 중기청이었다고
생각한다"

-경제난 극복의 활로를 중소기업쪽에서 찾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올해 여건이 그리 낙관적인 것만은 아닌데.

"최근들어 중소기업 대출이 늘어나고 금리 및 환율이 하향 안정되는 등
경영여건이 개선되고 있으나 국내외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판매난은 쉽게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때 기초체력을 다지는 한편 수출쪽에서 활로를 찾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세계경제 침체와 브라질 금융위기 등 수출환경이 나빠지고 있다.

따로 복안이 있나.

"최악의 상황이었던 지난 해에도 중소기업 수출비중이 크게 늘어났다.

지난해 상반기 전체수출에서 차지하는 중소기업 수출비중이 41.1%였으나
하반기엔 44.0%로 늘어났다.

수출탄력성이 대기업보다 높은 걸 반증한 셈이다"

-중소기업의 기술력을 높여주는 정책이라면.

"우리나라 중소기업을 신기술.신제품을 창출하는 지식.기술 전문 중소
업체로 체질을 바꿔나갈 생각이다.

이를위해 기술혁신 개발사업을 확대하고 공공기관간 중소기업 기술개발협력
(KOSBIR)을 통한 지원도 늘리겠다.

기술혁신개발자금의 경우 지난해 3백억원에서 올해는 4백억원으로 늘었다.

산.학.연 공동연구개발 사업도 확대하고 중소기업과 주변 대학을
연결해주는 "기술지도대학"사업도 확대할 방침이다"

-신용경색이 많이 풀렸다고는 하지만 자금난은 역시 중소기업의 가장
큰 고통이다.

"중소기업대출(잔액기준)이 1백30조원에 달하지만 자금난이 여전한게
사실이다.

이에따라 올해 처음 순수 운전자금용도로 4천억원규모의 경영안정자금을
신설, 중진공에서 직접대출 해주는 방식으로 지원키로 했다.

중소기업의 취약한 담보력을 보완해주기 위해 신용보증기관 재정출연도
계속 늘리고 있다.

올해 출연규모는 1조2천억원이다.

또 비실명장기채권 판매를 통해 조성된 1조원을 활용, 추가적인 자금을
공급할 계획이다"

< 대전=남궁덕 기자 nkdu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