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환 한국은행 총재는 10일 "반도체 경기가 회복되면서 올해 국내총생산
(GDP) 증가율을 4.8%포인트 끌어올려 예상밖으로 큰 폭의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휴버트 나이스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국장도 이날 "한국이
올해 4% 성장을 이룰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산업연구원이 내놓은 업종별 경기진단에서도 자동차 음식료품 전기.전자
기계등을 중심으로 경기회복세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철환 총재는 한국경영자총협회와 한국경제신문이 공동주최한 경영조찬
세미나에서 "최근의 경제동향과 99년 통화신용정책방향"을 주제로 강연
하면서 "반도체가 올해 1백%의 생산증가율을 보인다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4.8%포인트 끌어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 총재는 "실제로 반도체 생산는 지난해 9월부터 60%(전년동기대비)의
생산증가율을 보이는데다 반도체 이외 제조업도 전년동기대비 감소율이
축소되는데다 전월대비로는 2개월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인도네시아 정부와의 정례 협의를 위해 자카르타를 방문한 나이스 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은 "반드시 그렇다고 말하기는 이르지만 만약
한국기업의 경영실적이 1,2,3월에 극적으로 좋게 나온다면 2% 성장목표 대신
4% 성장률을 달성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정부와의 정례협의를 연 2차례로 줄인데 대해 "기본적으로 한국
경제의 프로그램에 대해 만족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산업연구원이 2백18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실물
경기가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 응답한 기업의 44.3%가 "경기가 좋아지고 있다"고 답했다.

"작년과 비슷하다"고 응답한 기업은 38.2%, "작년보다 악화되고 있다"는
기업은 17.6%를 차지했다.

경기가 좋아지고 있다고 응답한 업체를 업종별로 보면 자동차가 68.8%로
가장 높게 나왔다.

다음은 <>음식료품 66.7% <>전기.전자 54.9% <>기계 48.8% 등의 순이었다.

경기가 작년보다 더욱 나빠지고 있다고 응답한 업종에선 섬유와 철강이
각각 28.6%, 25.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자동차산업의 가동률은 작년 한때 40%대까지 떨어졌으나 최근 내수와
수출이 모두 회복세를 보이면서 65.7%로 높아진 것으로 나왔다.

경기회복 시점이 언제인가에 대한 설문에 대해 전체의 <>46.6%가 올해
들어서 <>14.9%는 작년 12월부터라고 응답했다.

이에 대해 연구원은 경기가 이미 저점을 지났거나 조만간 지날 전망이라고
추정했다.

그러나 수출여건이 작년보다 악화될 것이란 응답이 43.9%로 개선된다는
대답(26.1%)보다 많아 수출이 지난해보다는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
했다.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란 응답은 30%였다.

원화가치 상승이 수출여건 악화의 주된 요인으로 꼽혔으며 적정환율은
1달러당 1천2백68원, 1백엔당 1천83원으로 나타났다.

금리문제와 관련해 전 한은총재는 "당분간 콜금리의 하향안정화 기조를
유지하겠지만 이제는 물가동향과 금리동향을 봐서 탄력적으로 운용해야할
시점"이라고 언급, 장기금리의 소폭 상승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지난해 12월이후 단기금리가 낮고 장기금리가 높은 단저장고 현상을
보인다"며 "이는 금리가 바닥에 있다는 인식이 퍼지거나 장기적으로 물가
상승가능성이 높을때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제부터는 탄력적으로 금리정책을 펴야할 때"라고 전 총재는
밝혔다.

기업들은 40.3%가 올해 고용수준을 유지하고 16.0%는 늘릴 예정이다.

작년엔 70.1%가 임금을 깍았으나 올해는 임금을 동결하겠다는 곳이 47.3%를
차지했다.

인상계획이 있는 데는 18.5%로 나왔다.

< 정구학 기자 cgh@ 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