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위가 약하다는 말이 있다.

비장과 위장이 허한 경우를 말한다.

비위가 약하면 뱃힘이 없다.

복벽이 얇고 복직근이 무력하다.

갈비뼈가 훤히 드러날 정도로 흉부도 빈약해지고 팔다리도 가늘어지면서
근육이 탱탱하게 붙지 못한다.

알통은 고사하고 근육이 흐물거리면서 처진다.

사지 말단까지 영양이 충분치 못해 팔다리가 저리고 아파오기도 한다.

식욕이 떨어지고 가슴이 답답하며 가스가 가득 차서 복부가 팽만해지는
것이다.

뱃속이 부글부글 끓으며 때로 신트림이 나거나 공복이면서 배가 고픈 것
같기도 하고 아픈 것 같기도 하다.

항상 메스꺼움을 잘 느끼며 차멀미도 잘한다.

위장이 아래로 처지며 무력해진다.

대변이 무르고 설사를 잘 하거나 소변이 잦으면서도 찔끔거리는 등 대소변도
시원치 않다.

빈혈 어지럼증 머리무거움증이 있기도 하다.

코도 잘 막히고 입도 잘 마르며 입 주위가 창백하고 누렇게 들떠 있으며
눈꺼풀 밑이 거무스름하게 보이고 피부가 꺼칠하며 주름이 가득해진다.

눈빛 모발 음성도 빛을 잃는다.

쉽게 몸이 냉해지며 생명의 동력이 함양되지 못해서 지각과 동작도 기민함을
잃게 된다.

기억력이나 추리력, 의욕 감각 육감이 감퇴된다.

동작에 힘이 빠지고 움직이기 싫어지며 쉬 피로하고 눕고만싶다.

특히 식후에는 으레 드러누어야 편하다고 한다.

그러니 자연히 배짱이란게 없다.

이렇게 비위가 약해 배짱이 없을 때에는 운지버섯이 좋다.

운지버섯은 담자균류 구멍장이 버섯과에 속하는데 항암작용 및 면역력증강
작용으로 각종 질병의 치료와 예방에 응용된다.

특히 위장의 연동운동을 현저히 항진시키는 작용이 있어 비위가 약할 때
좋은 약이 된다.

하루 8~12g을 대추 20알과 함께 물 5백ml로 끓여 반으로 줄인 다음 나눠
먹으면 된다.

둘째로 백출이라는 약재가 좋다.

홍길동을 지은 허균은 강원도에서 만난 임씨라는 노인이 백출만을 장복했다
고 그의 수필에서 밝힌 바 있을 정도로 장수의 묘약이 되기도 한다.

뱃속에 물과 가스가 혼합돼 있는 것을 빼주기도 하고 식욕을 돋우기도 한다.

대단한 비위장 보강제 역할을 한다.

쌀뜨물에 하룻밤 담갔다가 잘 씻은 후 말려 보관해두고 하루 12g을 물 5백ml
로 끓여 반으로 줄여 하룻동안 나눠먹으면 된다.

백출이 배합돼 있는 "전씨이공산"이나 "향사육군자탕"이라는 처방도 좋다.

기력을 돋우는 대표적인 보기제인 사군자탕을 기본으로 해서 만든 처방이기
때문에 배짱을 키우면서 기력을 돋우는 기막힌 처방들이다.

< 해성한의원 원장(02)3442-4718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