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민간은행들은 새로운 국제금융시스템을 설립하는 것보다 기존
시스템을 더욱 강화하고 감독기구를 보완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또 달러.유로.엔간 목표환율제를 도입할 경우 환투기꾼들의 공략에 노출
되기 때문에 위험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주장은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IBRD)을 축으로 하는 기존
금융체제를 전면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특히 오는 20일 금융체제 개편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선진7개국(G7) 재무
장관의 회담을 앞두고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에 참석중인 세계 주요 민간
은행 고위급 인사들은 1일 한결같이 새로운 금융체제를 설립하는 것보다는
기존 금융시스템을 제대로 운영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보의 투명성과 공개성, 그리고 감독기능만 강화된다면 새로운 시스템을
만드는 것보다 기존 시스템을 1백% 활용하는 것이 훨씬 낫다는 주장이다.

크레디스위스퍼스트보스턴은행의 최고경영자인 한스 울리히 도어리히는
"새 금융체제가 만들어진다 해도 대출 등과 관련된 기존 업무는 크게
달라질게 없을 것"이라며 "따라서 기존 시스템의 투명성과 감독기능을 강화
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도이체방크의 롤프 브로이어 회장도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의 경우
부채비율이 그렇게 높은 줄 알았다면 미리 적절한 조치를 취했을 것"이라며
"이처럼 중요한 정보가 공개되지 않아 사태가 악화됐다"고 주장했다.

이들 은행 고위인사들은 따라서 "정보에 대한 접근이 민간은행들보다 훨씬
용이한 선진7개국 정부와 IMF 등이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간은행 고위인사들은 또 현재 논의되고 있는 달러.유로.엔간 목표환율제
도입은 환투기꾼들의 공격에 쉽게 노출되는 등 심각한 문제가 있기 때문에
더이상 고려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 다보스=권영설 기자 yskw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