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이 서울 외환시장의 "큰 손"으로 부상했다.

수출입은행은 그동안 외환시장에 참여하지 않았으나 환율관리에 대한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여 지난 8일부터 외환시장의 핵심세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외환딜러들은 "환율이 크게 하락할 때마다 수출입은행이 매수에 나서고
있다"며 "많게는 억달러 단위로 적게는 5천만달러씩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입은행은 지난 8일 2억달러를 매입했다.

27일에도 5천만달러를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딜러들은 수출입은행이 주로 1천1백70원~1천1백75원선의 환율에서 달러를
매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수출입은행이 시장에 들어오면 환율도 덩달아 오르는 이상현상이
생긴다고 딜러들을 전했다.

딜러들은 정부를 대리해 수출입은행이 매수에 나서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정작 수출입은행측은 이를 완곡히 부인한다.

수출입은행에서 외환시장 참가를 전담하다시피하는 박성우 대리
(리스크&ALM부)는 "해외의 차입시장 여건이 나빠 자금조달처를 바꾼 것에
불과하다"며 "외화대출이 많다보니 달러가 계속 필요하다"고 말했다.

환율이 떨어질 때마다 사는 이유에 대해선 "비쌀때 달러를 살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잘라 말했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