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품종, 소량을 넘어 변품종, 변량생산 시대로..."

제일모직이 시장흐름에 따라 즉각적으로 품종과 생산량을 바꿀수 있는
변품종 변량 생산체제를 구축했다.

1백일이상 걸리던 주문이후 생산까지 기간을 30일이내로 줄인 것이다.

긴급주문이라면 보름내 생산할수 있도록 만들었다.

"생산의 스피드"를 높여 주문이후 열흘~보름이내 공급한다는게 변품종
변량생산체제의 목표다.

"소비자 입맛이 워낙 빨리 변해 제아무리 다품종 소량생산을 한다해도
스피드가 결합되지 않으면 효과가 없다"는게 변품종 변량생산체제 마련의
배경이다.

제일모직이 생산하는 복지제품은 5천4백가지.

이 가운데 변품종 변량생산이 가능한 제품은 66%에 해당하는 3천4백종이다.

이들 제품은 최소 1백50야드씩 소량생산도 가능하다.

한번에 1천~3천야드 이하로는 생산할수 없었던 과거에 비하면 생산단위가
10분의 1이하로 줄어든 것이다.

스피드 생산의 무기는 <>공부하는 조직 <>유연성 확보 <>컴퓨터 시스템.

이들 3대 무기를 앞세워 생산공정의 미세한 부분까지 프로세스 혁신을
이룬게 변품종 변량생산의 비결이다.

제일모직은 지난해말부터 올초에 걸쳐 63명의 직원을 일본 자동차업체
도요타에 파견했다.

생산체제를 벤치마킹하기 위해서다.

제일모직이 도요타를 택한데는 두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는 도요타가 단연 세계 톱 생산시스템을 갖다는 점이다.

또 한가지는 단순한 이식에 그치지 않고 프로세스 혁신 정신자체를 배우기
위한 것이다.

이런 생각은 적중했다.

도요타 연수내용을 제일모직에 적용하기 위해 지난해말 "일모개선학교"를
세우고 공부하는 분위기를 북돋운 결과 직원들의 생산혁신 아이디어가
한달만에 6백건이나 쏟아졌다.

고정센서를 부착해 반복작업을 없애고 레일을 깔아 드럼통 운반효율을
높이는 등 작은 아이디어 하나로 작업효율을 8백~1천%씩 높이는 사례가
잇따랐다.

재고 유연성 확보는 변품종 변량생산의 또다른 비결이다.

이를위해 제일모직이 도입한 것이 "백사예방비축" 체제다.

주문이 들어온뒤 원사를 구해 직물을 짜고 염색하려면 아무래도 시간이
걸리게 마련이다.

제일모직은 그 해결책으로 원사를 미리 염색해 놓은 "색사"를 비축해
놓았다.

그러나 색사가 소비자 취향과 맞지 않아 재고로 쌓이는 사례가 잦았다.

그래서 비축사를 하얀색 실로 바꿨다.

대신 빠른시간안에 질높은 염색을 할수 있도록 염색부문 직원 30여명을
세계최고의 염색기술국인 이탈리아에 연수시켰다.

그 결과 염색기술뿐 아니라 염색기 운용 노하우도 한단계 높아졌다.

과거에는 염색할 직물 양이 1천kg 이상이어야 기계를 돌릴수 있었지만
지금은 10kg만 되면 염색기를 가동할수 있다.

그만큼 소비자 취향에 유연하게 대응할수 있게 됐다.

많이, 싸게 만드는 것이 경쟁우위를 차지하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다양한 제품만으로 승부하던 시절도 막을 내렸다.

빠르고 유연한 제품생산, 부품과 재고에 잠기는 돈을 최소화하는 현금흐름
중심 경영만이 살아남는 시대다.

이 모든 것을 만족시키는게 바로 변품종 변량생산 체제다.

< 노혜령 기자 hro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