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촌스러운 느낌을 주는 광고지만 진짜 주인공은 다국적 기업인 마스의
초콜릿바 "스니커즈"다.
다국적 기업의 제품은 광고도 본사에서 제작한 것을 그대로 방영하는 것이
관례였다.
그러나 스니커즈의 수입판매원인 한국마스타푸드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정서를 고려한 광고를 따로 제작했다.
연변 조선족 시장거리를 등지고 앉은 청춘남녀.
남학생이 여학생에게 초코바를 건넨다.
그런데 여학생이 입을 삐죽이며 "또 초코바입네까? 전번 거는 영 슴슴
합디다(심심합디다)"라고 말하는게 어째 반응이 시원찮다.
지난번의 실패를 만회하려는듯 남학생이 "이게 속이 골똑찬(꽉찬) 진짜
초코바요"라고 당당하게 말하자 표정이 싹 바뀐 여학생이 반갑게 달려든다.
스니커즈는 세계 초콜릿 시장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제품이지만 국내
시장에선 별 힘을 쓰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는 네슬레, 나비스코 등 식품, 과자 분야의 여타 외국 대기업들도
마찬가지다.
그 이유는 탄탄한 유통망을 구축해 놓고 있는 국내 기업들이 외국산 못지
않은 우수한 품질력과 제품으로 이들 다국적 기업의 히트상품에 팽팽히 맞서
왔기 때문.
식품에서 만큼은 국산제품을 선호하는 국내소비자들의 성향도 이들 다국적
기업으로서는 넘기 힘든 벽이다.
수입 식품이라는 인상을 주지 않으면서 국산 경쟁제품과의 차별점을 강조
해야 한다는 부담속에서 탄생한 이번 광고가 연변풍을 띠게 된 것은 광고
제작사의 고민이 꽤나 깊었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 서명림 기자 mr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