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딩은 한겨울 아이템이다(?)"

"패딩은 따뜻하기는 하지만 뚱뚱해보인다(?)"

한겨울 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는 요즈음 패션가에서는 이같은 패딩에
대한 고정관념 뒤집기가 한창이다.

얇은 패딩으로 만든 재킷과 원피스 등이 기존의 선입견을 지우는데 앞장선
상품들이다.

얇은 패딩 아이템들은 보온성과 유행 두가지를 모두 만족시킨다는 점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2월로 접어들면서 봄을 앞두고 찾아올 갑작스런 추위에 대비하려는
사람들에게 경제적인 간절기 아이템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지금 여성복 매장에 나가보면 흔히 눈에 띄는 아이템인 코트나 점퍼뿐
아니라 패딩으로 된 다양한 상품을 만나볼 수 있다.

여성복 오조크는 이번 시즌에 얇게 패딩처리한 반팔 원피스와 패딩 재킷을
선보였다.

색상은 베이지 회색 아이보리 등 튀지 않는 톤이다.

A/T도 여러가지 디자인의 얇은 패딩상품을 내놓았다.

마치 반팔 점퍼같은 조끼와 무릎위 길이의 패딩스커트, 발목까지 덮는 길이
의 스커트 등을 니트와 같이 코디해 판매중이다.

모리스커밍홈은 봄 신상품에 얇은 패딩 네가지 스타일을 준비했다.

얇은 스프링 코트, 이것과 앙상블을 이루는 원피스, 재킷과 스커트 등의
상품이 봄을 기다리고 있다.

이처럼 1월 한복판의 겨울 패션가를 돌아보면 패션리더 고객들을 타깃으로
하는 브랜드일수록 의외로 얇은 패딩상품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즉 패딩=최신 유행이라는 공식이 성립되는 것이다.

모수인터내셔날의 임소숙 사장은 "봄상품에 패딩을 사용하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패딩의 인기에 대해 "얇은 패딩은 보온성과 패션성을 겸비한 소재로
늘 새로운 스타일을 갈망하는 소비자에게 신선함을 주기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패딩은 올봄 트렌드인 스포츠룩을 표현하기에도 적당하다.

같은 디자인 원피스라도 면소재보다 패딩소재가 훨씬 스포츠 분위기가
난다는 것이다.

얇은 패딩을 아방가르드 룩의 연장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오브제의 윤한희 감사는 "지난 가을에는 스커트 끝단이 종모양으로 떨어지는
버블스커트가 유행이었다"며 "얇은 패딩은 특유의 양감때문에 버블 스커트를
만들 수 있는 좋은 소재"라고 말했다.

만져보면 분명히 솜을 넣은 패딩이지만 이들 의류가 날렵한 실루엣과 둥그런
양감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1온스짜리 솜과 효과적인 퀼팅선에 있다.

두꺼운 패딩점퍼와 코트가 보통 3~4온스 솜을 넣는 것과 달리 얇은 패딩은
1온스 솜을 사용한다.

처음부터 1온스 솜을 폴리에스테르 같은 원단에 본딩(bonding)했기 때문에
누빈 자국이 남지 않으며 뚱뚱하게 보이는 볼륨감도 적당히 커버해 준다.

또 두꺼운 패딩이 보통 가로로 여러 줄의 퀼팅선을 넣는 반면 패딩 원피스
에는 퀄팅선이 대각선으로 들어간다.

가로로 들어가는 경우에도 바로 옆에서 세로선으로 잘라줘 뚱뚱해 보이지
않게 한다.

화림모드의 허동 사장은 "패딩 소재도 다양해졌다"며 이전에는 나일론과
면이 주류였지만 이제는 브랜드 차별화를 위해 개발한 다양한 소재를 쓴다고
말했다.

오조크의 경우 PU코팅과 펄코팅으로 표면에 광택을 주고 방수처리를 했다.

해외 디자이너들도 패딩붐에 뛰어들었다.

쥬카 이세이 미야케 질샌더 헬무트랭 티에르뮈글러 등 유명 디자이너들은
최근 열린 해외컬렉션에서 얇은 패딩 작품을 선보였다.

이들은 T셔츠 하프코트 케이프 원피스 등에 1온스 패딩소재를 사용했다.

패션전문가들은 "이제 패딩은 한겨울 상품이라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사계절 아이템이 됐다"며 "이같은 패딩붐이 올 연말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설현정 기자 so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