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산업단지 입주업체들이 자기 회사 공장터에 잇따라 상설 할인매장을
열고 있는 것을 두고 한국산업단지공단(산단공)이 골치를 앓고 있다.

국가 산업단지를 관리하는 기준이 되는 "공업배치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
(이하 공배법)"은 산업단지 안에 유통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제조업의 발전을 꾀하려는 취지다.

산단공은 이를 지키기 위해 업체들의 매장 설립에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극심한 판매부진을 벗어나기 위해 매장을 냈으리라는 판단으로
엄하게 단속하지는 못하는 형편이다.

구로단지에 상설 전시판매장을 낸 업체는 삼성물산 세계물산 서광 LG패션
을 비롯해 22개에 이른다.

산단공 북부지역본부 관계자는 "최근 구로단지 입주업체들 사이에는
생산설비를 통째 다른 곳으로 옮기고 공장을 매장으로 바꾸는 일이 유행하고
있다"며 "수차례 시정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먹혀들지 않아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입주업체들은 이에 대해 크게 문제될 것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구로단지가 도심과 가까워 유통기지로 알맞으니 관련 법규를
고쳐서라도 입주업체들을 돕는 것이 옳은 처사"라고 주장한다.

산단공은 공장에서 생산을 하면서 자사 상품만 파는 것은 허용되도록
공배법을 고쳐줄 것을 건의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산업단지가 공동화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대규모 매장은 허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 김용준 기자 dialec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