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1백원선에서 원화가치가 천정을 형성할 것이다"

요즘 서울 외환시장에서 외환딜러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는 공감대이다.

시장에 달러가 넘치고 있는 반면 수요는 모자라 원화가치가 더 오르긴
하겠지만 1천1백원을 뚫지는 못할 것이란 전망이다.

딜러들은 또 정부가 마련중인 외환수급 조절책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작년말에 이미 나왔던 내용이라서 시장에 이미 반영돼 있다는 것이다.

하종수 외환은행 딜러는 "원자재 수입과 1.4분기 외채상환을 위해 달러
수요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원화가치가 아직 꼭대기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인식이 강해 공급요인만 부각되고 있다"며 "1천1백30원까지는 무난히 상승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김명한 체이스은행 부지점장은 "정부의 대책은 이미 알려질 대로 알려진
얘기"라며 "1천1백50원이 뚫리면 여러가지 문제가 생긴다"고 우려했다.

그는 원화가치 상승을 부추기는 힘이 강한게 사실이지만 1천1백원이상으로
올라가긴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와중에 일부 딜러들은 "세자리수 환율도 가능하다"는 주장을 펴 관심을
끌고 있다.

이들은 물량수급보다 시장심리가 늘 앞서간다며 900원대 진입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한다.

이들은 외환시장 거래규모가 하루평균 10억달러 이내로 적은게 원화가치를
급변시킬 수 있는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원화가치는 97년11월17일이후 줄곧 1000원이상에서 움직여 왔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세자리 진입이) 챠트상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며
"그러나 현재 레벨이 적정한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놨다.

딜러들은 경제 체질 개선이 안된 마당에서 원화가치가 수급논리로만
지나치게 올랐다며 1천1백원대를 저항선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외환당국자는 원화가치가 하락세로 돌아설 여지도 많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의 외환수요 진작책 <>수입수요 증가 가능성 <>정부개입 경계감
<>엔화약세 가능성 등이 시장에 잠복해 있다고 말했다.

또 원화가치 상승의 지렛대 역할을 해왔던 거주자외화예금의 달러화 매물도
앞으로는 주춤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앞으로 제일은행 인수대금 등 공기업과 금융기관이 들여올 대규모
달러를 한국은행이 직접 매입, 수급을 조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