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실험극장은 6일부터 대학로 인간소극장에서 공연하는 연극
"카사블랑카여, 다시 한번"(Play it again,Sam)으로 새해를 연다.

"카사블랑카여.."는 우디 앨런이 험프리 보가트와 잉그릿드 버그만 주연의
영화 "카사블랑카"를 패러디한 블랙 코미디.

지난 69년초 뉴욕에서 초연돼 호평받았던 앨런의 유일한 희곡작품이다.

주인공은 뉴욕의 젊은이 알란 페릭스.

영화속의 험프리 보가트를 사내중의 사내로 믿으며 닮고 싶어하는 그는
작은 일에도 쉽게 상심하는 전형적인 소시민.

아내 낸시에게 이혼당한 그는 남자로서 매력이 없다는 자책감에 괴로워하며
보가트에 대한 동경을 키운다.

그는 친구부부의 소개로 사진사조수, 독실한 카돌릭신자, 섹스광, 지적인
여자 등을 만나 보가트식 구애를 한다.

지난해 초 은행나무극장이 같은 작품을 각색해 공연했던 "문성근 나와라"
와는 달리 원작의 맛을 최대한 살린게 특징.

작품을 번역한 박준용씨는 "문성근 나와라는 험프리 보가트를 모르는 요즘
세대를 위해 우리식으로 다듬은 것"이라며 "이번 작품은 영화속 주인공을
숭배하며 세상돌아가는 것에 대해 투덜대는 무기력한 도시젊은이의 모습을
부각시켰다"고 말했다.

초창기 실험극장이 공연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에쿠우스"의 주역
강태기가 주인공 알란의 심리를 코믹하게 풀어낸다.

강태기가 알란역을 맡기는 이번이 4번째다.

차유경 이양숙 정은영 등 실험극장에서 큰 배우들도 함께한다.

김성노 연출.

2월28일까지 화~목 오후 7시30분, 금~일.공휴일 오후 4시, 7시.

764-5262.

< 김재일 기자 kji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