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기법을 마련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대기업들은 단기 외화자금을 운영할 때는 일단 환리스크를 철저히 막을 수
있는 조치를 하고 있다.
환율전망이 불투명한 만큼 원화가치가 어느쪽으로 움직여도 손실을 보지
않겠다는 의도이다.
삼성물산 (주)대우 등 종합상사들은 환리스크를 막기 위해 수입대금을
결제하는데 필요한 달러를 선물환매입을 통해 확보하고 있다.
삼성물산 김신 부장은 "모든 영업부서에 환위험노출을 막을 수 있도록
사내선물환을 활용토록 하고 있다"며 "유전스(기한부 환어음)를 통한 장기
외상수입을 자제토록 했다"고 말했다.
SK상사 등은 당장 여유있는 달러는 매각하고 달러수요 시점에서 달러를
일정한 환율로 되사는 스왑거래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원화 및 외화자금을
통합 관리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달러를 거주자외화예금에 묵힐 필요없이 원화로 바꿔 융통성
있게 활용할 수 있는 잇점이 있다.
(주)대우 주상하 과장은 "최근들어 국내외 금리차가 축소되면서 스와프
비용이 연 2.5~3%(달러당 한달에 3월정도) 수준으로 낮아져 스와프를 활용
하는 기업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수출업체들은 최근 원화강세 현상이 이어지자 수출후 네고(할인)한 자금을
달러로 보유하기 보다 원화로 환전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LG상사 관계자는 "수출대금을 제조업체에 주는 과정에서 원화가치 상승으로
발생하는 환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환전을 서두를 때가 잦다"며 "이같은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환전문가들은 무역수지가 계속 흑자를 기록하는데도 최근 거주자외화예금
이 약간 감소한 것은 기업들이 수출대금을 원화로 환전하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기업들의 장기적인 외화자산 운용전략도 바뀌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우량사들은 최근의 원화가치 상승세를 활용해 외화
자산과 부채를 통합관리(매칭)하려는 노력을 펼쳤다.
외화자산과 부채규모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경우 환율위험을 근본적으로
회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을 이같은 재무기법에 따라 만기가 돌아온 일부 달러화 부채를
연장하지 않고 상환해 왔다.
달러부채가 많은 한전 대한항공 등 대부분의 기업은 달러화 부채를 상환
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들어 외국기업에 사업부문을 팔아 막대한 달러를 확보한 일부 기업중에는
환전을 미루다 수백억원이상의 환산 손실을 기록한 기업도 나오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최근 원화가치강세 행진이 이어지자 보유 달러를 언제
처분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대기업 외환담당자들은 원화환율 변동폭 제한이 없어져 환위험은 증대
됐는데 환위험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마땅치 않아 어려움을 겪을 때가
많다고 지적했다.
선물환이나 스왑의 경우 기간이 제한적이고 시장이 제대로 형성돼 있지
않아 환기법을 다양하게 구사하기 여의치 않다는 것이다.
한상춘 대우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환율변동이 기업경영에 미치는 영향은
커지고 있는데 환위험을 막을 수 있는 상품은 마땅치 않아 기업들이 환위험
관리에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 이익원 기자 ik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