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석 정보통신부 장관이 취임 며칠도 안돼 벌써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남궁 장관 취임 다음날인 지난 22일 정통부 실.국장들은 출근과 동시에
새 장관으로부터 가벼운 핀잔을 들었다.

이날 오전 8시 20분 출근한 남궁 장관이 사무실 이곳저곳을 둘러보았으나
실.국장이하 직원들 대부분이 아직 출근하지 않았던 것.

남궁 장관은 간부들을 모아놓고 "나는 원래 출근이 빠르기는 하지만
직원들 출근시간들이 너무 늦는 것 아니냐"고 한마디했다.

정통부 관리들을 긴장시킨 일은 또 있다.

남궁 장관은 이날 정통부 직원들의 "정보화 마인드 부족"을 질책했다.

실.국장들과의 자리에서 "나는 정보화 전도사다.

정통부 직원들부터 정보화 전도사가 돼야 한다.

그런 열정을 갖고 일한다면 정통부가 어느 곳과 통합돼 없어진다더라 하는
식의 얘기가 나돌리 없다.

결국 정보화 마인드 부족이 그런 일을 좌초하는 것이다.

나는 정통부를 확실히 지킬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궁 장관은 오는 26일 오전 전직원들을 대상으로 정보화 특강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직원들을 모아놓고 "정신교육"을 하겠다는 것이다.

전격적인 장관 교체를 둘러싸고 "전문경영인 출신 장관을 잘못 보필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정통부 관료들에게는 뼈아픈 일침이었다.

남궁 장관은 취임 당일인 21일 저녁 7시께 삼성SDS 업무 인계문제 협의를
겸해 이건희 삼성회장을 인사차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남궁 장관에게 "이제부터는 삼성을 잊어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남궁 장관은 또 PCS사업자 선정당시 사업허가를 신청했던 현대.삼성
컨소시엄 에버넷대표로 일했던 얘기까지 거론, "나는 기조실장 몇년 한것을
빼면 모두 일선에서만 뛰었다.

야전사령관인 셈이다"며 "앞으로 나를 그런 일들과 연관짓지 말라"고
당부했다.

정보통신 전문가답게 업무도 하나 둘씩 챙기기 시작했다.

남궁 장관은 "PC통신을 하다보면 꼭 반전자식 교환기인 M10CN에서 걸린다.

앞으로 3년안에 새 교환기로 모두 교체하겠다.

이것은 교환기업체와 한국통신 납품업체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이다.

경기부양 차원에서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남궁 장관은 또 "케이블 TV망을 잘 갖춰놓고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국가자원 낭비다.

활용대책을 즉시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정통부 관리들은 벌써 "남궁 장관이 전임 장관과는 스타일부터 다르다"는
얘기들을 하고 있다.

남궁 장관이 일으키고 있는 새 바람이 앞으로 정통부를 어떻게 바꿔나갈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문희수 기자 mh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