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자.LG반도체간 통합 반도체회사의 경영주체 선정시한(25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경영주체 선정을 위해 양사를 평가하고 있는 아서 D. 리틀(ADL)사는
결과를 24일중 정부에 보고키로했다.

경영주체를 명확히 지목해 추천하겠다는게 ADL의 방침이어서 현재로서는
이번에 통합회사의 경영주체가 가려질 공산이 크다.

정태수 ADL 한국지사장은 21일 "현대전자 김영환 사장을 만나 제출자료를
확인 보완하는등 평가작업을 사실상 마무리지었다"며 "24일 평가보고서를
청와대와 금융감독위원회 전경련 현대전자 LG반도체 등에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지사장은 "LG반도체가 실사에 참여하지 않아 ADL이 경영주체에 대한
결론을 내지 않을 수 있다는 소문이 있으나 사실무근"이라며 경영주체를
현대 또는 LG반도체로 명확히 추천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문제는 LG반도체가 실사를 받지않은 상태에서 나오는 결론이라는 점.

LG는 평가기준과 절차를 이유로 ADL에 일체의 자료를 내지않았고 ADL은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자체 수집한 자료에 근거, 평가작업을 진행해왔다.

ADL측이 "현재의 자료로도 의미있는 결론을 내리기에 충분하다"고 강조하고
있으나 평가의 객관성에 대한 시비를 배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LG는 지금도 평가기준과 절차를 먼저 정한 뒤 평가작업을 진행하는게
순서라며 ADL의 평가결과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LG는 현대와의 통합협상과 별도로 미국의 인텔사, 세계 5위의 컴퓨터업체인
게이트웨이사, 기술제휴선인 일본의 히타치사 등과 외자유치협상을 벌이는
등 독자 생존방안도 모색중이다.

구본준 반도체사장 강유식 그룹구조조정본부장등 고위 관계자들은 이달들어
잇따라 이들 회사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열쇠는 역시 정부가 쥐고 있다.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은 최근 KBS 정책진단 프로그램에서 "ADL이 내놓는
평가결과를 따르지 않은 회사에 대해서는 약속대로 제재를 가할수 밖에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금융제재를 가할 경우 정부의 체면은 살릴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파장을 수습해야한다는 새로운 문제를 떠 안게된다.

ADL평가에 대해 제기될 수있는 객관성 시비도 정부로서는 부담이다.

그런 점에서 경영주체 선정을 내년으로 넘기거나 PCS를 빅딜대상에
포함시키는 모종의 막판 절충안이 나올 것이란 분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통합 반도체회사의 경영주체가 이번에는 정말 선정될 수있을지 주목된다.

< 박주병 기자 jbpar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