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간십이지는 우리민족의 전통신앙인 애니미즘(동물숭배사상)에서 유래했다.

특히 음양오행사상과 관련이 있는 12지는 무덤을 지키는 수호신으로도
여겨져 삼국시대 이전부터 지신상을 만들어 무덤옆에 세우거나 무덤안에
집어넣는 풍습이 있었다.

12지신상 중에서 가장 뛰어난 것으로 신라시대 김유신묘 봉분옆에 세워진
12지신상을 꼽는다.

이 12지신상은 조각의 우수성이나 상의 크기에 있어 다른 유물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김유신묘 12지신상밑 땅속에선 납석십이지신상 3점이 발견됐다.

길이가 37.8cm인 이 납석상은 곱돌에 각각 돼지 말 토끼를 양각한 것으로
조각솜씨가 12지신상보다 오히려 뛰어나다.

납석십이지묘상은 현존하는 납석십이지신상중 가장 유명하다.

지신상은 평복을 입은데 반해 이 납석상은 무복을 입었다.

특히 비늘 갑옷이 매우 섬세하고 화려하다.

꽃무늬가 놓여진 흉갑이 있고 휘날리는 소매자락속에 팔뚝가리개가 보인다.

오른손으로는 크고 긴 육모형 방패를 비스듬히 들고 있으며 그속에는
도깨비얼굴이 새겨져 있다.

왼손은 겨드랑이까지 올려서 좁고 긴 수엽 모양의 칼을 들고 있다.

정강이에도 가리개가 있으며 발등에는 인동꽃무늬가 있다.

발끝이 뽀족한것도 인상적이다.

< 오춘호 기자 ohch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