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계속돼온 선단식 경영의 해체와 금융업 진출의 가속화.

최근 5대 그룹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긴박한 변화의 한단면이다.

LG그룹이 맨먼저 생명보험업 진출의 칼을 빼들었다.

재정경제부에 생보사 설립허가 신청서를 제출해 놓은 상태로 빠르면 이달
안에 내인가가 날 전망이다.

현대그룹도 생보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신용카드 시장에 새롭게 진입하려는 열기는 더욱 뜨겁다.

진입규제가 사실상 풀린 뒤 현대와 SK, 롯데그룹이 앞서 뛰고 있다.

5대그룹들의 금융업 진출러시를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두갈래다.

먼저 방패막이론이다.

지금까지와는 달리 앞으로는 금융이 산업자본을 지배할 수 밖에 없는 만큼
이에 대비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이다.

이 경우 계열 금융기관이 사금고화될 수도 있다.

보다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시장선도론이다.

누구나 21세기를 선도할 산업분야의 하나로 금융서비스업을 꼽는 데 주저
하지 않는다.

국내 금융산업은 여전히 후진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데도 의견이
일치한다.

5대 그룹의 경우 어쨌거나 가장 글로벌화된 조직인 만큼 금융선진화를 이끌
역량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그러나 금융시장에서는 아직까지 대체적으로 방패막이론이 우세하다.

이같은 견해를 바꿔야하는 책임은 전적으로 5대그룹과 정부당국에 있다.

분명한 것은 나중에 방패막이론이 맞았다는 결론이 나온다면 국내 금융
산업의 미래를 기약하기 어려울 것이다.

김수언 < 경제부 기자 soo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