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여를 끌어오던 "재벌 개혁" 드라마가 마침내 종착역에 이르렀다.

5대 재벌 총수와 경제부처 장관이 이끌어오던 드라마는 대통령이 주인공
으로 나서면서 대단원의 매듭을 지을 전망이다.

7일 청와대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참석하는 정재계 간담회가 열린다.

이 자리에서 5대 재벌의 빅딜(대규모 사업교환)과 구조조정방안이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삼성자동차와 대우전자 또는 대우통신간 사업교환건을 포함해서다.

5대 재벌의 주력 계열사 8-10개를 워크아웃대상으로 선정하는 작업도 함께
마무리된다.

또 각 그룹별로 계열사 정리 계획도 제시된다.

대통령이 참석하는 자리에서 재계가 자율적인 구조조정안을 발표하는 방식
으로 기업구조조정의 대미가 장식되는 셈이다.

정부의 호언장담대로 기업 구조조정의 큰 틀이 연내에 마무리되는 것이다.

정재계 간담회에 뒤이은 후속조치도 진행된다.

이 역시 재벌 개혁이란 급류를 타고 일사천리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재벌 개혁안이 확정되면 이때부터 채권은행단과 기업간 실무작업이 숨가쁘게
진행된다.

일단 채권은행단과 워크아웃 대상 기업은 곧바로 정확한 부채출자 전환규모
를 산정하기 위한 협의에 돌입한다.

은행이 어느 정도의 빚을 주식으로 바꿔줄 것인가를 확정하기 위한 것이다.

또 5대 재벌은 15일까지 주채권은행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새롭게 맺어야
한다.

정부측은 약정을 맺은 이후 이를 이행하지 않는 기업에 대해서는 채권은행
이 개입해 신규여신을 중단하거나 계열기업을 매각하는 등 강력한 자구노력
을 촉구할 방침이다.

큰 틀이 확정된 "재벌 개혁"은 이 주만이 아니라 앞으로도 지속적인 주목
대상이다.

지금은 재벌 중심의 국가경제체제가 새로운 전환점을 돌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이번 정재계 간담회가 주는 파장은 오래 갈 것 같다.

금융권에서는 5대 재벌 기업구조조정 작업에 착수하는 것 외에도 이곳
저곳에서 손이 갈 데가 많다.

우선 인선위원 선정문제로 논란이 일었던 한빛은행은 주중에 초대 행장을
선출한다.

지난 주말 5명으로 압축된 후보중 1명이 선정되는 것이다.

조흥은행과 충북은행,강원은행의 움직임도 여전히 관심의 대상이다.

충북은행이 5천만달러의 외자유치를 발표한 이후 3자간 합병구도가 달라질
전망이다.

금융감독위원회가 충북은행의 외자유치가 성사되도록 내년까지 기다릴지
혹은 연내 금융구조조정 마무리를 위해 강제합병명령을 내릴지 관심거리다.

또 오는 16일까지 경영정상화 계획을 내야 하는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이
합병을 성사시킬수 있을 지도 지켜 봐야할 것 같다.

제일과 서울은행 매각건은 이 주에 수면위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홍콩은행이 두 은행에 대해 자산실사작업에 착수한 때문이다.

물밑에서 진행하던 시티은행 등 다른 금융기관도 본격적인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또 한보철강에 대해서도 서너개 외국업체가 자산실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 금주의 체크포인트 ]

<>.7일 : . 제6차 정-재계간담회
. 주식 상/하한폭 15%로 확대

<>.9일 : . 산업자원부, 외국인 투자유치촉진 종합계획 발표

<>.10일 : . 항공/철도차량/유화 등 3개업종 빅딜계획안 수정제출

<>.주중 : . 한빛은행장 선임(12일까지)
. 5대그룹 주채권은행, 워크아웃기업 선정
. 제일/서울은행 해외매각 실시
. 외환은행에 대한 한국은행 출자여부

< 김준현 기자 kimj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