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 올들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귀금속판매업중앙회에 따르면 2일 서울귀금속도매시장에서는
순금 1돈쭝(3.75g)이 연중최저가인 4만4천3백원에 거래됐다.

이는 외환위기가 시작된 지난해 11월의 평균치(4만1천4백32원)에 비하면
여전히 높으나 2월17일 기록한 연중최고가(5만9천원)에서 1만4천7백원(25%)
이나 떨어진 값이다.

금 가격은 작년말 외환위기가 터진후 원화 환율 폭등에 따라 올 2월까지
급등했으며 6월말까지 5만원대를 유지했다.

7월이후엔 4만8천원선을 오르내리며 약보합세를 보였으나 가을 결혼시즌이
끝난뒤 내림세로 돌아서 이달 들어 4만5천원을 밑돌기 시작했다.

금값이 연중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불황으로 수요가 급격히 줄어
든데다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과 금 국제시세가 동시에 떨어졌기 때문이다.

귀금속 상인들에 따르면 올해 산업용 금 수요는 예년 수준에서 약간
줄어드는데 그쳤지만 장신구용이나 치아재료용 수요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만큼 급감했다.

서울 진양상가에서 혼수예물 도.소매업을 하는 진양보석 김진욱사장은
"혼수고객수가 예년의 절반에 불과한데다 이들의 평균구매액마저
2백만원대에서 1백만원 안팎으로 반토막이 됐다"고 밝혔다.

귀금속 수요가 급감하자 상인들은 직원을 줄이고 경비를 절감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임대료마저 건지기 어려워 문을 닫은 점포가 속출하고
있다.

이와 관련, 서울귀금속 손도환사장은"귀금속 경기는 지금의 경제위기를
넘긴 뒤에도 상당기간 불황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 김광현 기자 k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