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캉드쉬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한국은 2000년에 IMF 관리체제에서
졸업할 것"이라고 밝혔다.

캉드쉬 총재는 2일 밤 MBC-TV로 방영될 박태호 서울대교수와의 특별대담
녹화에서 "한국 경제는 이미 회복국면에 들어섰으며 2000년부터는 과거와
같은 저물가 속의 고도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캉드쉬 총재는 또 "한국은 대외신인도가 회복된 상태이기 때문에 이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때"라고 지적하고 특히 "더이상 이윤을 내지 못하는
한계기업들은 정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5대 그룹 빅딜에 대해서는 "세계시장의 경쟁심화와 신기술의 등장은 우리
모두에게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신속한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해
간접적인 지지의사를 표명했다.

그는 그러나 "기업구조조정은 진짜 어려운 문제"라며 "노사정 합의로 풀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캉드쉬 총재는 이어 금융구조조정에 대해 "대기업들에 대출을 편중시키고
부실여신을 양산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중소기업들에 여신을 해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며 "한국은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국경제에 영향이 큰 일본경제의 전망에 대해 캉드쉬 총재는 "일본경제는
99년말에 가서야 회복이 가능할 전망"이라며 "한국으로서는 대미 수출증대와
유럽시장 공략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아시아통화기금(AMF) 설립 주장에 대해서는
"IMF와 같은 성격의 기구를 아시아에 설치하는 것은 필요하지 않다고 본다"
고 전제한후 "굳이 창설한다면 IMF 산하에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
했다.

한편 투기성 단기자금의 이동을 규제하는 문제와 관련, 캉드쉬 총재는
"규제보다는 감시와 투명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대책을 구상중"이라고
밝히고 "김대중 대통령이 단기자금을 규제하지 않으면서도 투기성 자금이동
에 대처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현명한 방침"이라고 평가했다.

< 임혁 기자 limhyuc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