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파워가 매출을 좌우한다"

업계에 브랜드 마케팅 강화바람이 일고 있다.

브랜드 파워를 높이는게 불황속에서도 매출을 늘릴수 있는 전략으로 부상
하고 있는데 따른 것.

소비심리가 위축될수록 시장을 리드하는 브랜드로 판매가 몰리는 경향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제일제당, 에스에스패션 등 브랜드 매니저(BM)제도를 도입, 회사
운영의 축을 기능중심에서 브랜드 중심으로 바꾸는 기업이 잇따르고 있다.

삼성전자 등 전자업계에서도 제품차별화를 위해 회사명보다는 브랜드명을
앞세우는 마케팅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제일제당은 최근 BM제도를 첫 도입했다.

상품 기획에서 생산계획, 마케팅및 영업전략 등 제품과 관련된 모든 의사
결정권을 브랜드 매니저의 책임아래 행사할수 있도록 조직을 개편한 것.

솔의 눈, 게토레이 등 4개 음료, 햇반, 전자레또 등 16개 가공식품 등
20개 간판브랜드에 BM이란 직책을 신설했다.

제일제당은 BM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제품 정비작업에도 착수했다.

브랜드에 힘을 싣기 위해서는 제품을 소수정예화하는게 선행돼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제일제당은 이를위해 올들어 지금까지 제품수를 2천3백개에서 2천개로
줄였으며 연말까지 1천7백개로 끌어내릴 계획이다.

에스에스 패션도 지난달 BM제도를 도입했다.

브랜드별로 16명의 브랜드 매니저를 임명, 기획및 영업, 생산을 각
브랜드별로 결정하도록 조직을 재편했다.

LG생활건강 역시 지난해부터 이자녹스, 라끄베르, 이지업 등 화장품
브랜드별로 30여명의 BM을 두고 브랜드력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동안 삼성, LG전자 등 회사이름이 곧 제품의 보증수표로 여겨졌던
전자업계에도 회사보다는 브랜드를 앞세우는 추세가 뚜렷하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출시한 대당 3백-5백50만원짜리 프로젝션 TV "파브"의
광고에서 삼성전자라는 회사명을 아예 없애버렸다.

"최고급품인 만큼 기존 삼성제품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브랜드만 강조하는
전략을 채택했다"는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실제로 이같은 브랜드 마케팅에 힘입어 판매 1개월만에 1천대이상이 팔리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

삼성은 이에앞서 양문여닫이형 냉장고 "지펠"에도 같은 전략을 썼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디지털TV등 기존제품보다 기술력이나 제품력이 한단계
위인 최고급품에 대해서는 이같은 브랜드 마케팅을 적용할 방침이다.

LG전자 역시 대표적인 히트상품인 미니카세트 "아하프리" 브랜드 육성책의
하나로 별도팀인 "투모로우팀"을 만들어 관련제품의 상품기획에서 마케팅
전략까지를 전담토록 하고 있다.

최종 소비재가 아닌 중간재에 브랜드를 붙이는 것도 요즘 강해진 브랜드
파워를 실감케 하는 트랜드.

삼성전자는 최근 S램 반도체에 "NtRAM"이라는 브랜드를 붙였다.

기존 제품보다 데이터 처리속도가 빠른 제품 우위를 강조하기 위한 조치다.

이 제품은 현재 S램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화학섬유의 원재료로 쓰이는 나일론 원사에도 브랜드가 등장했다.

효성은 지난달부터 자사의 나일론 원사중 고부가가치 제품에 "마이판"이란
브랜드를 붙이기 시작했다.

이밖에 벨기에 인터브루와 합작회사로 재출범한 OB맥주도 마케팅 전략팀을
신설하고 브랜드 마케팅의 전문가 앤드류 브레넌 부사장을 사령탑으로 영입,
"OB라거" 브랜드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 회사별 브랜드마케팅 현황 ]

<>.삼성전자 : 프로젝션TV ''바브'', 냉장고 ''지펠'', 브랜드 제품및 광고에
삼성로고 붙이지 않음.
S램에 ''Nt RAM'' 브랜드 부착

<>.LG전자 : 미니카세트 ''아하프리'' 브랜드제품을 전담하는 ''투모로우팀''
운영

<>.LG생활건강 : 화장품 30개 전브랜드별로 담당 매니저를 두고 BM제도
운영

<>.제일제당 : ''솔의눈'' ''햇반'' 등 20개 간판브랜드에 BM제도 운영.
제품수를 26% 줄이는 등 브랜드 소수정예화 추진

<>.제일모직/에스에스패션 : 의류사업을 브랜드별 독립운영체제로 전면
개편.
16명의 브랜드매니저가 각자의 브랜드를
책임지는 BM제도 도입

<>.효성 : 고급 나일론 원사 제품에 ''마이판'' 브랜드 부착

<>.OB맥주 : 마케팅 전략팀 신설

< 노혜령 기자 hro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