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한국미술에 나타난 주요 흐름을 짚어보고 새로운 방법론을 모색하는
대규모 기획전이 열리고 있다.

서울 종로구 신문로 성곡미술관(관장 박문순)이 마련한 "90년대 한국현대
미술의 쟁점-매체와 평면전"(6일~99년 1월 31일).

이 시기 한국미술의 특징을 매체의 확산과 회화성 회복으로 규정하고 그
전개양상을 조망하려는 것이 전시 기획의도다.

참여작가는 매체의 확산전(본관)에 12명, 평면성 회복전(별관)에 15명 등
모두 27명이다.

매체의 확산전에는 영상매체에서부터 컴퓨터 책 레이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작품이 출품됐다.

오경화 육태진 문주 이윰씨는 TV 비디오 등의 영상이미지를 통해 새로운
감수성과 대중의 의사소통 요구를 표현한 작품을 내놨다.

최정화 노상균 이동기씨는 키치문화 및 대중문화에 주목, 미술과 사회비판의
바람직한 연관관계를 모색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또 구본창 이강우 고명근씨는 예민한 감수성으로 사진의 표현영역을 확장한
작품을, 유관호 석영기씨는 컴퓨터 팩시밀리 등을 활용해 시각이미지의
새로운 가능성을 연 작품을 각각 발표하고 있다.

회화성의 회복전에는 설치미술과 매체미술이 풍미하는 가운데서도 "그림은
그림"이라는 자신감으로 무장한 작가들의 작업을 전시했다.

최진욱 고낙범 강운 김정욱 정세라 박은영씨는 회화의 개념복원을 시도한
그림을 내놨고 도윤희 홍승혜 장승택씨는 추상회화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작업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 전통 미감을 현대적 조형어법으로 풀어내는 이희중 정종미 김선두씨와
포스트모더니즘을 수용하면서도 독창적 작품세계를 펼쳐가는 이기봉 강성원
김남진씨의 작업도 함께 전시되고 있다.

이원일씨(성곡미술관 수석 큐레이터)는 "지난 10년간 한국미술이 그려온
궤적을 검증하고 미술이 우리시대의 문화와 삶을 온전하게 담아낼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기위해 이 전시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성곡미술관 개관 3주년 기념전.

737-7650.

< 이정환 기자 jh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