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가 지은 인촌 일대기.
영문판을 우리말로 번역한 것이다.
인촌에 관한 책은 지금까지 여러종 나왔지만 영문으로 일대기를 서술한
것은 김박사의 작업이 처음이다.
이 책은 인촌이라는 한 개인의 생애를 통해 한국의 근대화 과정을
전반적으로 조망하고 있다.
저자는 문화민족주의라는 관점에서 글을 이끌어간다.
특히 일제 강점기에 일본 제국주의와 직접적으로 대결하는 것을 자제하고
장래 한국의 독립을 준비하기 위해 자강운동을 강조하는 온건 민족주의
노선을 주도했던 인촌의 사상에 주목한다.
인촌을 비롯한 문화민족주의자들이 한국 근대사에서 공헌한 바가 컸지만
아직 충분히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도 함께 지적하고 있다.
저자는 전근대에서 근대로 이행하는 시기에 인촌이 몸소 겪은 일들을
스펙트럼처럼 펼쳐놓는다.
대중교육과 근대적 산업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중앙학교, 경성방직,
동아일보, 그리고 고려대학교를 설립하기까지 그가 이뤄낸 업적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저자는 인촌이 온건주의 입장에서 일본 관리들과 협력했다는 비판을
반박하며 그의 문화민족주의 프로젝트가 20세기초 한국발전에 기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 박해영 기자 bon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