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부품 회사를 꾸려가는 이 사장은 한동안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다.
올들어 9월까지 내수경기 위축과 현대차 파업 등으로 힘든 나날의
연속이었다.
사원복지를 최우선시 하는 이 사장이었지만 일감이 줄어 감원 감봉을
안할수 었었던 것.
이 사장은 이달 들어서야 활기를 되찾아 "다시 한번 해보자"며 채찍을
가하고 있다.
두가지 "호재"가 생겼기 때문.
하나는 획기적인 혼(경음기) 신제품이고 다른 하나는 기아차가 현대에
넘어가면서 조기 정상화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이 사장은 3년간 4억여원을 투입해 개발한 혼 신제품이 그동안 줄어든
매출의 상당부분을 채워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혼 모델은 쉘(소라껍질형)타입과 디스크타입.
기존 제품보다 크기가 많이 작아져 공간활용성이 좋다.
소형화되면 귀에 거슬리는 소리가 나는데 신제품은 경쾌한 경음이 나온다.
기존 제품과 달리 완전 방수제품이어서 물의 침투에 따른 부식을 막을수도
있다.
이 신제품은 주요 거래선인 현대와 기아자동차에서 테스트중인데 독과점
품목인 만큼 국내 모든 자동차에 널리 장착될 전망이다.
세계 최상품인 독일 보쉬 제품 수준이라며 이 사장은 자랑스러워 했다.
이같은 신기술 제품이 금방 나온 것은 아니다.
성일은 혼에 관한한 일가를 이뤘다.
Q마크 ISO9001인증을 땄고 유망선진기술중소기업 기술신용보증기금우수기업
에 선정된 것만 봐도 기술력을 알수있다.
3년전부터 벤츠 브라질 공장에 트럭용 혼을 공급하고 있는 것은 성일의
자랑이자 품질보증서이기도 하다.
차부품사로는 이례적으로 벤처캐피털을 유치해 벤처기업으로 등록된 것도
특이하다.
연구개발에 쏟는 비용은 연간 매출의 10% 정도.
이는 품목 다각화를 가능케 했다.
최근 2년여 사이에 에어컨 키트(실내외 기기 연결부품), 굴삭기 캐빈
(운전석), 컴바인 벼받이용인 그레인탱크를 독자 개발해 만도기계
한라중공업 국제종합기계 등에 공급하고 있다.
천안 1공장 인근에 96년 새 공장을 건립해 다양한 제품을 만들고 있다.
이 사장은 "군살을 뺄만큼 뺐고 허리띠도 최대한 졸라맸다.
요즘처럼 자동차공장이 돌아가기만 하면 살아갈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 문병환기자 m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