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는 과연 부채를 얼마나 탕감해 달라고 요구했을까.

정몽규 현대자동차 회장이 밝힌 부채탕감 요구액은 7조3천억원.

채권단이 받아야 할 부채 9조56억원 가운데 1조7천억원 정도만 갚겠다고
한 셈이다.

이렇게 많은 부채를 탕감해달라고 요구했는데 낙찰이 됐다는 것은 다른
경쟁업체들은 그것보다 많이 써냈다는 얘기가 된다.

기아입찰사무국과 나머지 응찰업체들은 부채탕감 규모를 밝히지 않고
있으나 대우자동차는 7조8천억원, 삼성자동차는 8조1천억원을 써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포드자동차는 항간의 소문과는 달리 대우나 삼성보다 부채탕감을
적게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현대보다 적다는 이야기도 있다.

포드는 그러나 아시아자동차 주당 응찰가를 액면가 5천원에 턱없이
모자라는 1천원에 써내 실격 처리됐다.

아시아는 결코 인수하지 못하겠다는 뜻이다.

현대는 주당 응찰가도 기아와 아시아 모두 5천5백원씩 써냈다.

다른 업체들보다 월등히 앞서는 수준이다.

< 김정호 기자 j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