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기술박람회"가 새로운 기술거래시장으로 떠올랐다.

그동안 첨단기술을 거래할 곳을 찾지 못했던 산.학.연이 지난 12일부터
한국종합전시장에서 열린 기술박람회를 통해 총 1만8천3백27건의 기술을
거래한 것으로 집계됐다.

박람회기간중 거래상담실적이 가장 많은 분야는 기술이전부문으로
9천5백16건이었으며 기술지도상담이 4천6백40건, 자금지원상담이 3천2백66건
등이었다.

총 2백90여개 기관이 참여한 이번 박람회기간중 가장 높은 상담실적을 보인
기관은 전자부품기술 종합연구소로 총 4백99건에 이르렀다.

가장 많은 거래실적을 올린 기술품목은 한국기술연구소의 전자파흡수
기술인 "레이소버"였다.

이 레이소버는 고온소성 세라믹복합재료로 휴대용전화기 등에서 나오는
전자파를 흡수해 두뇌자율신경계가 안정감을 갖게 해주는 기술로 중국
청도오로라전자가 이를 사가기로 계약을 맺었다.

중국측은 생산설비도입 기술료로 80만달러를 내기로 했다.

선향패션과 군산대가 공동으로 개발한 황토를 이용한 천연 염색기술도
인기를 끌었다.

삼성물산 쌍방울 좋은사람들 등 50여개 업체가 황토염색 원단을 사가기로
했다.

이 염색기술은 공해를 일으키지 않고 염색처리를 할 수 있어 앞으로 섬유
업계에서 많이 활용될 전망이다.

TAP전자와 동서울대학이 개발한 소형로봇 감시장치도 기술 수요자들의 인기
를 끌었다.

파이프라인 등 협소한 공간에서 작동할 수 있는 이 장치는 한국통신
주택공사 등 관계기관들이 채택키로 했다.

신흥기계와 전주공대가 공동으로 만들어낸 무인반송차량(AGB)도 구입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생산현장에서 인력을 절감하고 작업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이 장비는 전주대
군산대 등이 시스템제어기술 교육용으로 구입해 가기로 했으며 50여개 업체가
상담을 했다.

엔에스브이는 공조장비에 들어가는 소음기로 1백85건의 거래실적을 올렸다

하나기술이 출품한 레이저용접기 시스템도 인기품목이었다.

이 회사는 레이저 드릴링 시스템과 로봇 레이저 용접 시스템을 내놓기도
했다.

동안전자는 CE 등 해외 유명 규격을 획득할 수 있도록 대행해 주기로 하고
부스를 설치, 많은 상담실적을 올렸다.

대학 기업연구소 외국기업 정부출연연구소 등 2백90개 기관들이 그동안
개발해 놓은 첨단 기술을 대거 공개했다.

많은 국내기업들이 이들 첨단 기술중 자기에게 꼭 필요한 기술을 찾기에
바빴다.

지난 16일 폐막된 이번 박람회는 중소기업청이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과
중소기업진흥공단, 한국종합전시장이 주관한 행사로 총 4만8천2백73명이
참관했다.

이 박람회엔 생산기술연구소 등 27개 공공연구기관및 14개 외국 기술연구소
등이 부스를 설치했고 82개 대학은 지역별로 부스를 만들었다.

기술컨설팅기관, 해외유명규격 인증지원기관 등도 상담활동을 벌여 큰
성과를 올렸다.

전문대학들은 실용적인 기술을 기업에 소개해 성과를 거뒀다.

중소기업의 애로기술을 그자리에서 상담해 주기 위해 개설한 "애로기술
클리닉"엔 기업현장의 기술문제점을 놓고 오래도록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중소기업청과 중진공이 알선해 주는 고급인력 알선센터엔 일자리를 구하려는
고급인력들의 발걸음이 그치지 않았다.

"기술광장"엔 기술을 사거나 팔려는 사람들로 북적댔지만 현장에서 거래
계약이 맺어진 경우는 많지 않았다.

대부분의 참관자들이 서로 명함을 나눈 뒤 직접 공장을 찾아보기로 약속
하는 사례가 많았다.

한국경제신문과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이번 기술박람회가 새로운 기술장터로
자리를 잡은 점을 감안, 앞으로 이 행사를 더욱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 이치구 기자 rh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