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외신은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가 프랑스출신 신문경영인을
사장에 선임했다"고 전했다.

프랑스 경제지 "레제코"의 올리비에 플뢰로 사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프랑스인이 영국의 대표적인 신문사 사장을 맡는 첫 기록을 세웠다.

올해 46세의 플뢰로는 지난 96년말 사장을 맡으면서 "미국식 경영"을 도입,
이 신문을 프랑스 최고의 경제지로 키워냈다고 외신은 전한다.

신문업계의 세계적인 불황에도 불구하고 파이낸셜타임스는 경영실적이
아주 양호한 편이다.

그런데도 이 신문은 21세기에 대비한 경영혁신을 위해 영국인들이 전통적
으로 달갑지않게 생각하는 프랑스인을 오직 "경영능력이 탁월하다"는 이유
만으로 사장자리에 앉힌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의 이번 인사는 "글로벌 경쟁시대"에 어떻게 대응해야하는
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케이스다.

한국은 IMF체제에 접어든 이후 "영국 배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부 공기업 민간기업들이 다투어 나서고 있지만 막상 드러나는 성과는
영국의 경험과는 거리가 멀다.

정부기관이나 공기업인사는 여전히 낙하산이나 연공서열식이 태반이다.

정부는 영국을 흉내낸답시고 공기업사장 자리를 외국인에게도 개방하겠다고
공언했지만 "구두선"으로 끝났다.

주한 외국기업인들은 "1백% 단독투자한 경우에도 외국인은 회사안에서
따돌림을 당하기 일쑤"라고 한국인의 배타성을 꼬집는다.

글로벌 스탠더드의 도입을 외치는 우리에게 파이낸셜타임스의 프랑스인
사장 영입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동우 < 경제부 기자 leed@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