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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기업 구조조정 정부개입 문제없나] '못마땅한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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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는 대기업을 "구석"으로 몰고 있다.

    자율 빅딜(사업맞교환)을 추진해온 5대그룹에 대해 "맘에 들지 않는다"며
    반도체와 발전설비 업종에 대한 워크아웃을 선언하는 등 채찍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그 강도는 어느때 보다 세다.

    압박수단도 총동원할 태세다.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위원회는 "워크아웃"이란 칼을, 공정거래위원회는
    "부당내부거래 조사"라는 창을 들이 댔다.

    이규성 재경부장관은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번엔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
    고 단호하게 말했다.

    마치 재계에 대해 선전포고를 하는 분위기였다.

    <> 왜 세게 나오나 =정부가 5대그룹에 대해 강경자세로 돌아선 배경엔
    기업들에 대한 깊은 불신이 도사리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빅딜을 자율에 맡기고 시간을 줬으나 기업들이 계속 시한을
    미루며 약속을 어겼다고 지적한다.

    재경부관계자는 "대기업들이 약속만 지켰다면 정부가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겠느냐"며 반도체와 발전설비 업종의 워크아웃 책임을 기업쪽에 돌렸다.

    이 장관도 기업들이 11월말까지 최종안을 확정하기 이전에 워크아웃에
    착수하는 이유에 대해 "그때가서 또 미루면 어떻게 하느냐"고 말할 정도다.

    기업들을 못믿겠다는 얘기다.

    재경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대기업들이 경제장관들을 "계열사 월급쟁이
    사장"쯤으로 여기니까 빅딜 약속을 안지키는 것"이라며 강한 불만을
    내비쳤다.

    <> 다양한 압박카드 =일단 재경부는 채권은행을 통한 합법적인 워크아웃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이번주중 채권은행단과 회계법인 전문가로 실사단을 구성해 내주초부터
    반도체(현대전자 LG반도체)와 발전설비(현대중공업)업체에 대한 자산실사에
    들어갈 예정.

    한달정도 걸릴 이번 실사 결과가 나오면 정부는 11월말까지 현대전자와
    LG반도체의 경영주체 선정과 현대중공업의 발전설비 포기여부를 보고 제재를
    결정한다.

    만약 그때도 기대에 못미치면 신규여신중단 대출회수 자산매각요구 등
    광범위한 금융제재에 들어갈 방침.

    공정위는 외곽에서 지원사격중이다.

    1차 부당내부거래조사로 5대그룹 계열사에 대해 "철퇴"를 가한 공정위는
    2차 3차 조사를 벌이며 재계의 팔을 비틀 계획이다.

    현재 진행중인 대기업의 위장계열사조사도 마찬가지 압력수단이다.

    <> 잘 될까 =정부 안팎에선 반도체와 발전설비의 빅딜 성공여부에 대해
    여전히 반신반의하는 시각이 많다.

    정부가 칼을 뽑긴 했지만 워낙 기업간 이해가 날카롭게 맞서 있는 핵심
    업종이어서 쉽게 결론이 날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또 정부가 온갖 강제 수단을 동원하더라도 주요 업종의 간판기업들을
    퇴출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어쨌든 정부가 특정 업종을 지목하면서까지 가시적인 빅딜을 요구한 만큼
    해당업체들은 어떤 식으로든 "결론"을 내려야할 처지에 놓였다.

    < 차병석 기자 chab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4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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