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그랜저XG 가격을 기존 뉴그랜저보다 낮게 책정한데 이어
EF쏘나타1.8 전모델의 가격을 일제히 30만원씩 인하, 자동차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EF쏘나타1.8의 판매가격을 모델별로 2.2~2.5% 인하했다고
12일 발표했다.

국내 자동차업체가 출시된지 1년도 안된 승용차의 판매가를 인하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형근 현대자동차 마케팅실장은 "EF쏘나타가 다른 회사 제품과 달리
DOHC모델밖에 없어 가격이 비쌌다"며 "가격을 조정해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EF쏘나타만을 생산하던 아산공장에서 그랜저XG를 생산하게 돼
감가상각의 분모가 커져 가격 인하의 여유가 생겼다"며 "그 여분을
1.8모델에 집중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그러나 현대의 가격인하가 내부적 요인보다 타업체 동급모델을
공략하기 위한 노림수로 파악하고 있다.

가격인하로 EF쏘나타1.8 기본모델(1천1백84만원)은 같은 DOHC엔진을
쓰는 삼성 SM518(1천2백57만원)과의 가격차가 73만원에서 1백3만원으로
넓어졌다.

대우 레간자1.8DOHC(1천1백32만원)는 EF쏘나타보다 싸지만 가격차는
42만원에서 12만원으로 좁혀졌다.

경쟁사들이 긴장하고 있는 것은 EF쏘나타1.8 뿐만 아니라 최근 출시된
그랜저XG 가격도 기존 뉴그랜저보다 2백만원정도씩 하향조정됐다는 점이다.

그랜저XG의 경우 3천cc급 최고급 모델 Q30은 2천6백50만원으로 뉴그랜저
V6 3.0골드(2천8백99만원)에 비해 2백44만원이 낮게 책정됐다.

2천5백cc 모델인 Q25(2천2백20만원)도 뉴그랜저 V6 2.5에 비해 3백3만원이
낮아졌다.

가격이 낮게 책정돼 2천5백cc 기본 모델(자동변속기)의 경우 삼성 SM525
기본모델에 비해 2백만원이 싸다.

물론 현대는 가격 인하가 "경쟁차종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급격히
축소되고 있는 중형 및 중대형차 시장을 되살리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경쟁업체들은 현대가 본격적으로 가격경쟁을 선언한게
아니냐며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 김정호 기자 j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