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9일 일본내 친분인사 초청 다과회와 정계지도자 오찬간담회
를 끝으로 3일간의 도쿄 일정을 마치고 오후엔 오사카로 이동, 동포들을
격려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하시모토 류타로 전총리 등 일본 전직총리 6명과 주요
정당 당수 5명 등 일본 정계지도자들을 숙소인 영빈관으로 초청, 오찬을 함께
했다.

김 대통령은 먼저 와 기다리고 있던 다케시타 노보루,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 간 나오토 민주당 대표 등 일본측 참석자들과 날씨와 엔화 급등
등을 화제로 5분동안 가벼운 환담을 나눴다.

김 대통령은 오찬에 앞서 "양국 국민들이 새로운 동반자 관계구축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며 "일본 정계지도자들이 당파를 초월해 앞장서서 양국 공동의
국민적 과제를 도와주고, 이끌어달라"고 말했다.

일본측 참석자들을 대표한 나카소네 전 총리는 "21세기를 향해 일본도
기꺼이 한국국민과 협력해 나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화답했다.

김 대통령은 이에 앞서 영빈관을 예방한 아키히토 천황내외와 작별인사를
했다.

김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일본 정부의 환대에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 천황
내외가 멀지 않은 장래에 방한해 줄 것을 거듭 요청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영빈관에서 부인 이희호 여사와 함께 일본내 친분인사
70여명을 초청, "과거사"를 회고하며 반가운 해후의 자리를 가졌다.

김 대통령은 원고 없이 즉석 연설을 통해 "제가 한국에서 50년만에 정권교체
를 이루며 대통령이 된 것은 인권과 대의를 위해 힘쓴 전세계 여러분의 승리
이며, 저의 구명운동에 힘쓴 친구 여러분의 승리"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준비한 한승헌 감사원장이 인사말에서 "오랜 인고 끝에 한국의
대통령이 돼서 방일했다"고 말하자 참석자들은 숙연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무사코시 킨히테 훼리스여자대 교수는 환영사를 통해 김 대통령의 도쿄
납치사건 진상규명 운동을 계속 펼쳐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참석한 친분인사들은 중.참의원 교수 언론인 목사 등과 재일동포
등으로 이들은 "김대중 도쿄 납치사건"의 진상규명 활동과 지난 80년 사형
선고를 받은 김 대통령의 구명활동 등을 벌여왔다.

이중 덴 히데오 참의원은 납치사건의 진상규명위원장을 맡았고, 사사키
히데노리 중의원은 진상규명위의 실무책임자로 활동했다.

재일동포인 조활준씨는 납치사건 당시 김 대통령의 비서였으며, 김종충씨는
김 대통령의 초등학교 친구로 김 대통령이 70년대초 일본에 망명했을 때
자신의 집을 피신처로 제공했다.

AP통신기자인 홍건표씨는 납치사건에 대한 국내보도가 통제되고 있을 때
서울에 근무하면서 AP통신을 통해 사건진상을 국제사회에 널리 알렸다.

납치사건 직전 김 대통령의 회견내용을 게재한 월간지 세카이를 발행하는
이와나미출판사의 고 야스에 료스케 사장 미망인과 오카모토 아쓰시 편집장도
참석했다.

이들과 함께 지난 95년 김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 납치사건 기획물을
제작했던 호타 긴코 NHK프로듀서도 초청됐다.

< 도쿄=김수섭 기자 soosu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