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갑부인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 빌게이츠회장이 뜻대로 못하는 게
하나있다.

미국 오거스타 골프클럽 멤버에 끼지 못하는 것이다.

철저한 회원제로 운영되는 오거스타 클럽의 멤버는 미국의 최상류층에
속하는 내로라하는 사람들이다.

국제 금융계의 거물인 워렌 버펫을 비롯 GE의 잭 웰치회장 씨티코프은행의
존 리드회장 등을 꼽을 수 있다.

회원 수도 3백명밖에 안된다.

회원증은 성공한 사람이라는 "증명서"로 통한다.

빌게이츠가 멤버로 등록하지 못하는 이유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42살로 나이가 어려서 그렇다든가, 핸디 26으로 골프실력이 안되기
때문이라는 말만 무성하다.

그러나 오거스타 클럽은 빌 게이츠 문제에 대해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

멤버를 선발하는 기준 자체가 비밀이다.

가입신청도 받지 않는다.

자격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당신은 오거스타의 멤버로 등록됐습니다"라고
통보할 뿐이다.

빌게이츠는 그동안 간접적으로 회원이 되고 싶다는 의사를 여러차례
표시했다.

캘러웨이 골프의 광고모델로 나가기도 했다.

PGA대회에서 스폰서를 자청했다.

타이거 우즈가 운영하는 재단에 거액을 기부했다.

워싱턴에 새로 짓는 마이크로 소프트 본사건물을 아예 오거스타라고
이름짓기도 했다.

골프계사람들은 빌게이츠가 회원이 못되는 것은 오거스타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오거스타회원들은 자신들이 대중에 공개되는 것을 꺼린다.

마치 중세시대 왕족처럼 일반인과는 차별된 부류로서 살고 싶어한다는 것.

오거스타의 수많은 불문률중에 회원이나 클럽에 대해서 말하면 자격을
박탈한다는 대목이 이를 반증한다.

결국 빌게이츠는 너무도 오거스타의 회원이 되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떠벌렸기 때문에 회원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조주현 기자 fores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