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사들이 회사채 매수와 관련, 진퇴양난에 빠졌다.

정부는 금리하향안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회사채를 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이를 전면 수용할 경우 유동성 위기에 빠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15일 투신(운용)사 채권운용부장들은 투신협회에서 모임을 갖고 일단
회사채 매입에 나서기로 의견을 모았다.

재정경제부가 전날 투신사 사장단을 소집해 적극적인 회사채 매입으로
금리인하에 협조해 달라고 요구한데 따른 것이다.

투신사들은 그러나 재경부와 금융감독위원회 정책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금감위는 오는 11월부터 채권 싯가평가제를 도입할 계획인데 투신사들은
이 계획이 그대로 실천되면 은행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약속했던 투신사
공채형수익증권에서 자금이 대거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싯가평가를 적용하면 공사채형펀드의 수익률이 하향조정될 뿐아니라
수익률자체도 실세금리에 따라 수시로 변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투신사들은 따라서 싯가평가제도입에 따른 환매사태에 대비해 유동성확보를
서둘러야 하는데 정부가 이런 측면을 도외시한채 회사채 매수를 독려하는
것은 무리수라고 지적하고 있다.

투신사 관계자들은 "채권 최대 인수처인 투신사에 대량환매사태가 터지면
채권시장 전체가 마비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투신업계는 이와함께 대규모 국채발행으로 금리상승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회사채를 산다면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투신사들은 "정부가 금리를 반드시 떨어뜨리겠다고 다짐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금리지도"를 펼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강조하고 있다.

< 장진모 기자 j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