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리인하 시기와 폭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계경제 전반과 금융시장 안정에 결정적인 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관건은 미국의 경제상황이다.

앞으로 경기둔화추세가 강해지면 시기가 앞당겨지면서 폭도 클 것이고
둔화추세가 완만하면 시기가 연말이나 내년초로 늦춰지고 인하폭도 소폭에
그칠 전망이다.

최근에 나온 경기지표들은 대부분 경기둔화를 가르키고 있다.

우선 지난 상반기중 급감하던 실업자수가 하반기들어서는 제자리
걸음이다.

8월 실업률은 4.5%로 전달과 같았다.

상반기(4.3%)보다는 조금 높아진 수치다.

2.4분기 노동생산성 신장률은 96년 3.4분기후 가장 낮은 0.1%에 그쳤다.

7월 신규주택판매는 전달보다 1.6% 감소, 올들어 처음으로 줄었다.

일반소비지출도 7월에 0.2% 줄었다.

2년만의 첫 감소다.

물론 경기확대를 알리는 지표들도 더러 있다.

경기선행지수가 여전히 상승세(7월 1포인트 상승)이고 제조업체의
수주액(7월 1.2% 증가)도 증가일로다.

따라서 미국경제 둔화여부에 대한 판단은 지금의 수치보다는 앞으로 나올
수치에 가름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경기둔화"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오는 29일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강하다.

그때까지는 새로 발표될 경기지표도 거의 없다.

물론 그 사이에 미국주가가 또다시 폭락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10월에 발표될 3.4분기 기업실적도 변수다.

실적이 상당히 악화된다면 금리인하 시기가 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뱅커스트러스트은행의 존 윌리엄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주가나
기업실적이 대폭 악화되지 않는한 이달중에는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따라 다음번 FOMC회의가 열리는 11월17일에 금리인하가 결정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

그때쯤이면 3.4분기 경제성장률과 무역적자, 9-10월 실업률등 금리정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주요 경기지표들이 다 나오게 된다.

메릴린치증권의 수석연구원 브루스 스타인버그는 "앞으로 나올 지표들은
대체로 경기감속 색채를 강하게 띨 것이기 때문에 11월에 금리인하조치가
취해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내년초 인하론도 일부 있다.

FRB가 내년 1월말쯤 나올 98년 경제성장률을 본 다음 금리를 조정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인하 예상폭은 0.25-0.75%포인트로 엇갈리지만 금리인하를 결정할
쯤이면 상황이 상당히 악화되있을 것이기 때문에 0.5%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 이정훈 기자 leeh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