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재계는 이달말까지 5대그룹이 빅딜을 위한 단일법인의 책임경영 주
체를 확정하고 강도높은 자구계획을 만들어 주채권은행에 제출하기로 합의했
다.

또 채권은행단은 내달 중순까지 빅딜대상 기업의 자구계획을 검토해 대출금
의 출자전환 등 금융지원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이 과정에서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기업엔 금융기관 여신중단 등 강력한
제재조치가 가해진다.

이규성재정경제부장관 등 경제장관들과 김우중전경련 회장대행 등 5대그룹
회장들은 9일 오전 전국경제인연합회관에서 제3차 정.재계간담회를 갖고 5대
그룹이 이달초 발표한 7개업종 구조조정방안의 후속일정 등에 대해 이같이
합의했다.

이 재경장관은 간담회에서 "5대그룹의 사업구조조정 합의는 대기업이 핵심
분야 강화를 본격적으로 실천하는 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한다"
면서도 "앞으로 합의내용을 구체화해 과감한 경영개혁을 실천하는 게 필요하
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와 재계는 단일법인 형태로 구조조정되는 기업들이 이달말까
지 확실한 경영주체를 선정하고 과잉설비와 인원감축 등 구체적인 자구계획
을 작성, 주채권은행에 제출토록 했다.

정부측은 기업들의 자구계획엔 <>과잉시설의 가동중단과 매각처분 <>자본금
감축(감자)등 기존주주의 손실부담 <>과다부채비율 감축과 외자유치 등 재무
구조개선 <>관리부문 등 중복조직과 전반적인 인력정비 <>향후 투자조정계획
등을 반드시 담도록 했다.

채권금융기관은 이를 토대로 <>대출금 출자전환 <>계열사 담보와 상호지급
보증해소 <>부채상환 일정조정 및 신규자금지원 등을 결정하고 정부는 각종
세제지원을 해주기로 했다.

정부와 재계는 또 구조조정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민관이 공동 참여하는 "
업종별 점검회의체"를 구성,합의 이행상황을 점검키로 했다.

정부는 여기서 소극적인 대응으로 구조조정 이행에 차질을 빚게 하는 기업
에 대해선 금융기관 여신중단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엔 정부측에서 이규성 재경, 박태영 산업자원, 이기호 노
동부장관, 진념 기획예산위원장,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 강봉균 청와대경제
수석이 나왔다.

재계에선 정몽구 현대, 이건희 삼성, 김우중 대우, 구본무 LG, 손길승 SK회
장, 손병두 전경련상근부회장과 5대 그룹의 구조조정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차병석 기자 chabs@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