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간의 기술협력과 공동개발이 때로는 새로운 기업을 낳기도 한다.

지난해 7월 창업한 한국케이블넷(대표 김경중)은 2개의 중소기업에서
파생된 공동프로젝트팀이 벤처기업으로 탈바꿈한 케이스.

서로의 장점과 기술력을 접목시킨 하이브리드(합성)형 기업이다.

이 회사의 모태는 벤처기업인 큐빅테크와 보인기술이 지난 96년5월
발족시킨 케이블넷 공동개발실.

당시 큐빅테크 연구관리실장이었던 김경중사장을 비롯 8명의 연구인력이
뛰어들었다.

아이템은 정보통신부 국책과제인 "케이블TV망을 이용한 초고속 인터넷
멀티미디어서비스".

김사장은 한국전력의 케이블TV(종합유선방송)망에 초점을 맞춰
시스템개발에 들어갔다.

프로젝트가 완성단계에 접어들 무렵 큐빅테크와 보인기술의 지분참여및
기술지원으로 창업에도 성공했다.

그러나 얼마후 문제가 생겼다.

케이블TV사업자간의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개발작업이 지연된 것.

게다가 케이블TV망은 주요 도시에 편중되고 가입자도 80여만명선에서
정체됐다.

사업 자체가 고사위기에 몰렸다.

그러던중 지방 중계유선사업자로부터 공동사업을 제의하는 전화가
걸려왔다.

김사장은 즉시 케이블TV망을 포기하고 중계유선방송망을 타깃으로
잡았다.

중계유선방송망은 전국 각지에 8백여개 사업자가 독립운영하는 형태지만
읍면단위까지 실핏줄처럼 뻗쳐있는데다 가입자도 8백30여만가구에 달하는
황금시장이기 때문.

이때부터 6개월간 개발시스템을 전면 수정하고 협력파트너를 잡는데
필사적으로 매달린 끝에 지난해말 중계유선방송망을 이용한 양방향통신
시스템이 개발됐다.

올해 3월부턴 8개 유선방송사업자와 손잡고 시범서비스를 시작, 초고속
통신업계의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현재 이 회사가 제공중인 케이블인터넷서비스(1.5Mbps)는 28.8Kbps수준인
전화모뎀보다 50배가량 빠르다.

또 전화선을 사용할 경우 기본접속료에 이용시간만큼 요금을 내야하는데
반해 유선방송망은 사용시간에 제한없이 정액이용료만 내면된다.

한국케이블넷은 앞으로 각 지역에 산재한 중계유선망과 전국기간망
(1백55Mbps)을 연결, 일반가정에서 인터넷은 물론 주문형비디오(VOD)
사이버쇼핑 화상회의 원격교육등 다양한 부가통신서비스를 이용할수 있는
"국민넷"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위해 지난 7월 전국기간망사업자 한곳과 업무제휴를 맺고 9월부터
수도권과 부산지역에서 10Mbps속도의 인터넷시범서비스를 시작한다.

김사장은 2002년까지 2백40만명의 국민넷가입자를 확보, 정부가 추진중인
초고속정보통신망의 한축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02)3663-7890

< 정한영 기자 ch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