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근대 수묵.채색화가 어떻게 변모해왔는가를 볼 수 있는 대규모
전시회가 열린다.

오는 9월 4일부터 11월 4일까지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마련되는
"한국근대미술-수묵.채색화, 근대를 보는 눈전".

지난 1백여년간 한국의 수묵화및 채색화를 이끌어온 대표작가 80여명의
작품 1백20여점이 전시된다.

출품작은 18세기 후반 전통화단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던 신감각
회화에서부터 20세기초반에 활약했던 안중식 조석진의 그림, 이들의
제자였던 이상범 변관식 김은호와 그 뒤를 이은 김기창 장우성 박생광
등 대가들의 작품까지 망라돼 있다.

이중에는 도판으로는 알려졌으나 원화는 공개된 적이 없던 작품들도
다수 포함돼 있어 주목된다.

특히 안중식의 "산수 100곡병"은 관념산수에서 실경산수로 전화되기
직전의 작품으로 과도기 작가가 느꼈던 고뇌의 일단을 엿볼 수 있다.

또 월북화가인 청계 정종여의 "위창 오세창 초상"에는 전통화단의 발전에
기여했던 노대가에 대한 깊은 존경심이 잘 드러나 있다.

조달청이 갖고있다가 최근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한 월전 장우성의
"귀목"도 출품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침체돼 있는 현대 수묵.채색화단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이 전시를 기획했다"면서 "근대 화단을 주도했던 화가들의 치열한
시대 탐구정신과 독자적 예술성을 한 눈에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9월 5일 오후 2시 국립현대미술관 소강당에서는 "전통의 혁신과
계승"을 주제로 한 학술강연회도 열린다.

이 강연회에선 안휘준 교수(서울대)가 "조선말기 화단과 근대회화로의
이행" 정형민 교수(서울대)가 "근대 수묵.채색화단의 변모"를 주제로 각각
발표한다.

< 이정환 기자 jh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