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비상임이사들이 "작지만 의미있는 변화"를 일으켰다.

조흥은행 비상임이사들이 12일 열린 은행장.감사후보 추천위원회에서
파격적으로 이춘경 산동회계법인 부회장을 감사후보로 추천한 것.

그러나 당초 예상대로 위성복 행장직무대행을 은행장 후보로 추천,
"큰 반란"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비상임이사들이 자율적으로 외부전문가를 영입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은행이 지난 2월 주총에서 권용태 감사원감찰관을 감사로 기용한적은
있으나 당시엔 대주주인 정부가 결정했다.

조흥은행 비상임이사들은 이원순 상무 등 내부임원 2명과 일반기업체 사장
대학교수 등 외부인사 4명을 놓고 감사후보를 골랐다.

추천위원회 이전까지만 해도 내부승진이 유력한 것으로 점쳐졌으나 감사의
독립성을 강화하기위해 외부전문가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후문이다.

이춘경 감사후보는 영국공인회계사 자격을 갖고 있는 회계전문가로 국내외
회계법인 등에서 38년간 근무한 베테랑이다.

조흥은행이 이씨를 감사후보로 낙점하게 된데는 이번에 처음 선보인 경영진
인선위원회가 큰몫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비상임이사 2명과 각계전문가 4명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1백28명의 인재풀
(Pool)을 놓고 엄선에 엄선을 거듭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 경영진인선위원회와 비상임이사회는 기존의 틀을 완전히
깨는 혁명을 이루진 못했다.

경영진인선위원회는 행장감으로 위성복 행장대행, 이건삼 전뱅커스트러스트
아시아지역본부장 등 4명을 천거했다.

그러나 비상임이사회는 만장일치로 위 대행의 손을 들어줬다.

비상임이었지만 팔은 안으로 굽었다는 평이다.

비상임이사들은 "내부인사를 승진시키는게 큰 부담이었지만 현재의 위기를
타개하는데 위 대행이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위성복 행장후보 프로필 ]]

해박한 업무지식과 추진력을 겸비한 외유내강형.

선이 굵고 대인관계가 원만하다는 평.

영업3부장을 두번씩이나 역임하면서 해외 부실건설업체 정리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 부실여신 감축에 큰 기여를 했다고.

최근에는 외자유치와 합병작업을 주도하고 있다.

영어 일어에도 능통.

39년 전남 장흥출생.

서울대 상대를 졸업하고 싱가포르사무소장 심사부장 등을 역임.

부인 하순자 여사와 1남을 두고 있다.

만능 스포츠맨.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