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부승인을 받은 5개 은행의 임시주총이 12일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은행장들의 거취에 다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받아 경영진교체를 명령받은 은행은
조흥 상업 한일 외환 평화 강원 충북 등 모두 7개 은행.

이중 합병을 선언한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은 주총을 취소하고 임원 13명을
퇴진시킴으로써 경영진 교체가 일단락됐다.

관심은 나머지 5개 은행이다.

5개 은행장(행장대행 포함)중 유임쪽으로 기운 사람은 곽원영 충북은행장뿐.

충청은행 확대이사회는 이미 곽 행장의 유임을 결정한 상태다.

금감위도 곽 행장이 올해 외부(서울은행 출신)에서 영입된 만큼 부실경영의
책임을 묻기는 곤란하다는 입장이어서 일단 "자리보존"엔 성공할듯 하다.

최종문 강원은행장은 이미 사의를 표명, 퇴임쪽으로 결론이 났다.

관심의 초점은 시중은행인 조흥 외환 평화은행장 등 세자리다.

조흥은행은 이미 경영진인선위원회에서 행장및 감사후보추천작업에
들어갔다.

인선위원회는 행장및 감사 후보를 복수로 선정, 비상임이사회에 추천한다.

행장의 경우 처음엔 위성복 행장대행의 독주체제였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인선 위원들은 은행장추천위원회 일자를 당초 10일에서 12일로 연기해
달라고 요청할 정도로 "실질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과거 외국은행 국내지점장을 지냈던 외국인까지를 대상으로 놓고 연일
저울질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위 대행이 행장이 되는데 별다른 걸림돌이 없다는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홍세표 한미은행장의 경우 얼마전까지만 해도 유임이 확정적이었다.

지난 5일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을 만나 임원 4명을 퇴임시키고 합병을
적극 추진한다는 선에서 사실상 ''유임내락''을 받았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러나 며칠전부터 분위기가 돌변했다.

금감위조차 "안심해서는 큰 코 다칠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합작선인 코메르츠은행이 홍 행장의 유임을 원했다는 주장에 대해 녹취록을
갖고 오라고 주문했다는 후문이다.

일부에서는 오히려 퇴임을 점치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

홍 행장이 코메르츠은행과 합작 성사만 믿고 합병이나 퇴출은행인수에는
소극적이었다는 점이 감점요인이라고 한다.

홍 행장이 브라질출장을 취소하고 다른 은행에 공식적으로 합병을 제의할
만큼 적극 나서고 있다.

외환은행은 7일 어윤대 고려대교수 등 6명으로 구성된 ''경영자선정위원회''
를 구성했다.

박태규 평화은행장은 퇴임쪽으로 기울고 있다.

평화은행 비상임이사회는 10일께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그러나 대주주인 한국노총은 최근 금감위를 방문, 박 행장 퇴진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져 퇴임쪽으로 기울고 있다.

이들 5개 은행은 늦어도 오는 12일까지 은행장후보를 추천, 은행감독원에
승인을 요청해야 한다.

그런 만큼 이번 주말을 고비로 희비가 극명히 드러날 전망이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8일자 ).